1. 서 론
2. 해상 앵커 설계 및 선정을 위한 주요 고려사항
2.1 지반 조건 및 해저지반의 퇴적층 두께
2.2 앵커 설치 방식과 장비 선택
2.3 운반 효율성
2.4 기상 조건
3. 비교연구를 위한 기초 데이터 설정
3.1 지반 물성 및 지지력 산정
3.2 해상풍력 터빈 앵커 설계하중 산정
3.3 앵커 설치 방법 및 종횡비 가정
4. 앵커 설계 및 성능 비교분석
4.1 지반 조건에 따른 영향
4.2 관입 깊이에 따른 영향
4.3 앵커 운반 효율성 비교
5. 결 론
1. 서 론
기후변화의 가속화와 그에 따른 환경적, 사회경제적 영향의 심화로 인해 화석연료 의존도 저감 및 탄소중립 달성이 전세계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국제 사회는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를 수립하였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는 재생 에너지 설비용량을 현재의 3배로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을 2배로 높이는 공약을 채택하였다(IRENA, 2024). 이러한 에너지 전환의 흐름 속에서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은 높은 발전 효율 및 이용률을 기반으로 주요 에너지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은 부유식 해상풍력을 탄소중립 실현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체계 구축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Seo et al., 2016). 국내 또한 안정적인 전력 수급,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국내 풍력발전 설비 용량을 18.3GW로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MOTIE, 2024). 국내 해상풍력은 점진적으로 증가하여 2040년까지 총 8.1GW의 부유식 해상풍력이 보급될 것으로 예측된다(Lee, 2024).
최근 동해안 울산 동쪽 약 60-100km 해역에 위치한 동해가스전 인근에서는 총 설비 용량 6GW를 목표로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해당 부지는 연간 평균 풍속이 8.0m/s 이상으로 유지되어 발전 효율면에서 적합하며 수심이 100-300m로 비교적 깊어 부유식 해상 풍력 발전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Lee and Xydis, 2024; Ulsan Metropolitan City, 2021). 울산 앞바다의 해저 지반은 불균질하며 사질토가 주로 분포하고 있다. 이와 같이 수심이 깊은 지반에 부유식 해상풍력을 설치하는 경우 앵커의 설치 및 운반 작업이 어려워진다(Harries and Grace, 2015). 따라서 시공성 및 경제성을 고려한 해양기초 선정 및 최적 설계가 중요하다(Kim et al., 2023).
기존에는 부유식 해상풍력을 위한 앵커 기초로 석션 케이슨, 중력식 앵커 등이 주로 고려되었다. 석션 케이슨의 경우 설치가 용이하고 비교적 광범위한 해저지반 조건에서 적용가능하다. 그러나 사질토 지반의 경우 점토 지반에 비해 투수성이 매우 높아 지속적인 인장 하중 하에서 파이핑(piping) 현상 및 하부 지지력 파괴(bottom resistance failure)가 발생할 수 있다(Akeme et al., 2018). 특히 지진 발생 빈도가 높은 동해안 사질토 지반에서 석션 앵커를 사용할 경우 지진으로 인한 간극수압의 급격한 상승과 액상화로 인해 구조물의 안정성이 심각하게 저하될 우려가 있다(Kaynia, 2019). 중력식 앵커의 경우 해저지반 위에 내려놓는 방식으로 설치되어 설치 과정이 간단하며 사질토 지반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Stevens and Rahim, 2014). 그러나 크기와 중량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앵커 제작, 운송 및 설치 과정에서 효율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Cerfontaine et al., 2023).
DERA(Deeply Embedded Ring Anchor)는 광범위한 해저에 깊이 매립되어 여러 부유식 플랫폼을 고정할 수 있도록 설계된 링 형태의 앵커이다(Aubeny et al., 2023)(Fig. 1). 링 앵커는 앵커 직경의 10배 깊이에 설치되며 기존 앵커에 비해 크기가 비교적 작은 장점을 가진다. 또한 다양한 토양 조건에서의 설치 용이성, 프로젝트에 필요한 앵커 개수의 최소화, 그리고 예상치 못한 하중에 대한 안정성을 가진다(Diaz et al., 2016; Lee and Aubeny, 2020; Lee et al., 2022). 일반적으로 앵커는 관입 깊이가 증가할수록 지반효율성이 증가하여 최소한의 재료 비용으로 높은 하중 지지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해상풍력 설치 부지가 지반 조건이 비균질하거나 기반암 위 퇴적층이 얕은 조건에서 앵커의 관입 깊이가 제한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우 공사 기간 및 프로젝트 비용 증가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각 조건에 최적화된 앵커 사용 및 설계가 필수적이다.
본 연구에서는 울산 해안에서 부유식 해상풍력 앵커 기초의 형식(링 앵커(DERA), 석션 케이슨, 중력식 앵커)에 따른 지지력 계산 및 기초설계를 수행하였다. 동해안 사질토 지반조건을 고려하여 내부마찰각에 따른 부유식 기초의 효율성을 비교 분석하였다. 또한 기반암 위 퇴적층이 얕은 경우를 고려하여 관입 깊이에 제한이 있는 경우에서 앵커의 최적설계를 제시하고 앵커 성능 및 운반 효율성을 평가하였다.
2. 해상 앵커 설계 및 선정을 위한 주요 고려사항
해상 앵커 설계 및 선정 시 지반 조건 및 퇴적층 두께, 앵커 설치 방식과 장비 선택, 운반 효율성, 기상 조건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요인들은 앵커 설계 및 장기적 안정성 등에서 중요한 결정 인자이다. 또한 해상에서의 설치 비용과 공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해상 환경에 적합한 앵커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2.1 지반 조건 및 해저지반의 퇴적층 두께
해상풍력 부지는 얕은 수심에서 깊은 수심에 이르는 다양한 해역에 위치하며 점토에서 모래에 이르는 비균질한 지반 특성을 갖는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한 프로젝트 내에서도 각 토양 특성에 적합한 다양한 앵커 대안을 고려해야 하며 이로 인해 프로젝트의 비용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 앵커의 하중 지지력은 설치된 지반 조건에 의존적이다. 특히 필요 지지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앵커를 해저에 일정 깊이까지 관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심도가 깊어질수록 지반 강도가 증가하므로 해양기초를 가능한 깊이 매립하여 지지력을 효과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다. 그러나 암반 위에 얕은 퇴적층이 존재하는 경우 앵커 선정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2.2 앵커 설치 방식과 장비 선택
해상에서 앵커를 설치하는 경우 설치 수심, 해양 환경, 해양 생물(e.g., 해양 포유류) 보호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이와 같은 조건들을 바탕으로 최적의 설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에 따라 필요한 장비와 설치 방식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Driven pile 방식은 충격 해머링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해 해양 생물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로 인해 특정 해역에서는 적용이 제한되거나 소음 저감을 위해 추가적인 장치(e.g., bubble curtain)를 필요로 하여 공사 비용 및 공기가 증가할 수 있다. 반면 석션 케이슨은 설치 과정에서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며 보다 효율적인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Aubeny, 2017).
2.3 운반 효율성
운반 작업의 효율성은 앵커의 크기와 무게, 그리고 운반 선박(AHV: Anchor Handling Vessel)의 데크 공간에 의해 결정된다. AHV의 제한적인 데크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한 번에 최대한 많은 앵커를 운반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설치 비용 절감과 공사 기간의 단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앵커가 소형화될수록 해상에서의 운반 효율성이 높아 더 많은 앵커를 적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Lee et al., 2021b).
2.4 기상 조건
기상 조건의 변동성은 해상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치며 작업 가능 시간(operational weather window)에 따라 앵커 설치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운반선박의 크기와 성능을 비롯한 장비 선택 또한 달라지며, 이는 결과적으로 전체 공사비와 공사 기간에 영향을 미친다(Lee et al., 2021b).
3. 비교연구를 위한 기초 데이터 설정
3.1 지반 물성 및 지지력 산정
본 연구에서는 앵커 최적 설계를 위한 주요 고려 요인을 평가하기 위해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계획부지를 대상지역으로 선정하였다. 대상부지는 울산 도심에서 60-80km 떨어진 해역에 위치하며 모래, 자갈 모래(gravelly sand), 사질토(sandy sand), 사질 실트(sandy silt), 사질 점토(sandy clay), 점성토 등의 다양한 지반 특성을 보인다(Fig. 2). 또한 해당 부지는 수심이 150-300m에 해당하며 퇴적층이 20-25m로 다른 예상 부지보다 얇고 불균질한 지반 특성을 갖는다(Chough et al., 2000). 본 연구에서는 울산 해안 사질토 지반을 대상으로 앵커 성능 설계 및 성능을 비교 분석하였다(Fig. 2의 붉은색 점선 표기 지역).

Fig. 2
Distribution of surface sediments on the Eastern margin of the Korean Peninsula and Ulsan FOWT sites: Target area (sand sediment) is marked with a red box (after Hong et al., 2022)
앵커 설계를 위해 사용된 지반 물성은 본 연구의 대상 부지 인근 지반에서 수집된 지반 물성값과 관련 문헌(NAVFAC, 1986)을 참고하여 설정하였다. 사질토의 토압계수(K)는 0.8, 수중에서의 유효단위중량(γ′)은 9.8kN/m3, 내부마찰각(ϕ′)은 32°, 34°, 36°, 38°로 설정하였다. 앵커 지지력 산정 및 앵커 크기 최적화를 위해 앵커 설계 이론에 기반한 경험적 기법을 적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적용된 경험식(API(2000) 및 Aubeny(2017))은 현장 데이터와 수치해석을 기반으로 비교 검증되었으며 이를 통해 앵커 설계 파라미터의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또한 본 연구 결과는 Gogoi et al.(2023)의 연구 결과와 부합하였으며 산출된 인발 저항력과 기존의 수치 모델 간에 높은 일치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Table 1은 본 연구에서 사용된 인발저항력 산정식을 나타낸다. 석션 케이슨의 경우 측면(side) 저항력, 기초(base) 저항력 및 수중 무게가 고려되며 DERA의 경우 측면 저항력, 상단 팁(tip) 저항력 및 수중 무게를 고려하여 산정되었다. 중력식 앵커의 경우 인발저항력을 앵커의 수중 무게로 산정하였다.
Table 1.
Uplift resistance estimation by bearing capacity theory (Aubeny, 2017; API, 2000; Andersen et al., 2008; Terzaghi, 1951; NAVFAC, 1986)
이때, Nq 및 Nγ은 토양의 내부마찰각을 기준으로 산정된 지지력 계수, K는 토압계수, δ(=0.9ϕ')은 강재와 모래 간의 마찰각, ϕ'은 삼축 압축 시험에서 측정된 배수 마찰각, γ'은 모래의 유효 단위 중량, γw(=10.1kN/m3)은 해수의 단위중량, γst(=78.5kN/m3)은 강철(steel)의 단위중량, γconc(=35kN/m3)은 중량 콘크리트(heavy concrete)의 단위중량, z1은 해저면에서 앵커 하단부까지의 깊이, z2는 해저면에서 앵커 상단부까지의 깊이로 정의된다. 이 외에도 D와 Do는 각 앵커의 외부 직경, Di는 내부 직경, L은 앵커의 길이를 나타낸다.
3.2 해상풍력 터빈 앵커 설계하중 산정
해상풍력 발전 산업의 경제성 및 환경적 요인을 고려하여 부유식 반잠수식 또는 인장 계류식(tension leg) 플랫폼이 차세대 해상 구조물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같은 부유식 플랫폼은 주로 TL(Tension Leg) 계류 또는 Taut 계류 시스템과 연결되며 이에 따라 앵커의 충분한 인발저항력 및 하중 지지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Lee et al., 2021a). TL 계류 앵커는 주로 수직 하중이 작용하며 Taut 계류 앵커는 수직 및 수평 하중이 작용한다. Taut 계류의 경우 계류선(mooring line)이 45° 이상인 경우 수평 하중보다 수직 하중이 우세하게 작용한다(Aubeny et al., 2003; Lee et al., 2024). 이에 본 연구에서는 TL 계류와 taut 계류 시스템의 인발저항력을 고려하여 앵커설계를 수행하였다. 앵커의 수직 하중 요구치는 터빈의 크기, 플로터(floater) 크기, 수심, 기상 조건, 계류 방식 등에 따라 변화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앵커 설계 최적화를 위해 부유식 해상풍력 터빈의 극한 기상 조건 하에서 발생하는 최대(extreme) 계류 수직 하중을 산정하였다. 이때 해상풍력 터빈은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및 NREL(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 기준 터빈인 15-MW 터빈으로 가정하였다.
Pillai et al.(2022)은 설계 하중 사례(DLC: Design Load Case) 6.1 극한 해상 상태(Extreme Sea State, ESS)에서 켈트 해(Celtic sea)에 설치된 15-MW 부유식 해상풍력 터빈의 최대 수직 하중 요구치를 산정하였다. 이때 DLC 6.1은 풍속 33m/s(극한 풍속 조건), 유의 파고(significant wave height)는 14.4m, 풍향은 0°(풍향과 파향이 일치하는 조건), 평균 영점 교차 주기(mean zero-crossing wave period)는 14.1s에 해당한다. 해당 연구에 의하면 DLC 6.1 조건에서의 15-MW 부유식 해상 풍력 터빈의 최대 수직 하중은 7.36MN으로 산출되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앵커 설계 기준(API, 2008; ABS, 2020)을 적용하여 안전율(F.S.=2.0, redundancy 고려, 수직하중 기준)을 고려한 필요 앵커 하중 지지력을 14.72MN(=7.36MN×2.0)으로 가정하였다.
3.3 앵커 설치 방법 및 종횡비 가정
본 연구에서 고려된 앵커 설치방법 비교를 위해 다음과 같은 기준이 고려되었다: (1) 사질토 지반에서의 설치 가능성, (2) 수직 인발저항력 확보 가능성, (3) 해양 생태계에 대한 친화성. 각 앵커는 상이한 설치 방식이 적용되며 이는 앵커의 적용성 및 성능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각 앵커 유형의 특성을 고려하여 종횡비(aspect ratio=L/D)를 가정하였다. DERA는 깊은 관입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follower를 활용한 진동 설치 방식이 사용된다. 이를 통해 앵커를 최대 깊이까지 관입시킴으로써 다양한 해양 환경에서의 적용 가능성이 확대되는 이점을 갖는다. DERA는 follower-anchor 시스템을 통해 일정 깊이(z1=10D)까지 삽입된 후 follower를 분리하여 앵커가 목표 깊이에 고정된다(Fig. 3). DERA는 토양 물성 및 설치 운반 편의성을 고려하여 종횡비를 최적화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종횡비 1.5가 적용된다.
석션 케이슨은 초기에 케이슨 자중으로 인해 관입이 이루어지며 이후 케이슨 내부와 외부의 압력 차이를 이용하여 관입하는 방식이 사용된다(Yoo and Hong, 2014). 그러나 석션 케이슨 관입 시 사질토 지반에서 발생하는 높은 토양 저항으로 인해 깊은 심도까지의 설치가 제한된다. 이에 따라 석션 케이슨은 사질토 조건에서의 관입 한계로 인해 통상적으로 종횡비가 1.0 이하로 제한된다. 본 연구에서는 이를 고려하여 석션 케이슨의 종횡비를 1.0으로 가정하였다.
중력식 앵커의 경우 대형 선박을 이용하여 해저 지표면에 설치되며 자중으로 하중을 지지한다. 그러나 충분한 지지력 확보를 위해 크기와 무게가 증가하여 운송과 설치에 제약이 있으며 이로 인해 비용과 시공 기간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암석 기반 중력식 앵커가 주로 사용되고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부피 및 무게 추정의 용이성과 계산의 편의성을 고려하여 콘크리트 기반 중력식 앵커를 비교연구 사례로 선정하였다. 중력식 앵커의 종횡비는 AHV(Anchor Handling Vessel)의 제한된 데크 공간과 운반 안정성을 고려하여 0.5로 가정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DERA, 석션 케이슨, 중력식 앵커의 해양지반 내 설치 형태는 Fig. 3과 같다. 본 연구의 가정조건에서 각 앵커기초의 설계값은 Table 2에 정리되어 있다. D는 앵커의 직경, L은 앵커의 길이, t는 앵커에 대한 실린더의 두께, ws는 스티프너(stiffener)의 너비, 그리고 ls는 스티프너의 높이로 정의된다.
Table 2.
Anchor dimensions and scenarios
4. 앵커 설계 및 성능 비교분석
연구 대상부지에 분포하는 사질토 지반에서의 앵커 성능을 비교하기 위해 DERA, 석션 케이슨, 중력식 앵커에 대한 성능분석을 수행하였다. 앵커 성능 평가 지표로 직경, 무게, 효율지수(geotechnical efficiency index)를 사용하였다. 이때 효율지수는 무게에 대한 앵커의 인발저항력의 비로 정의되며 이는 단위 중량 당 발현 가능한 지지력을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Aubeny, 2017). 효율지수는 식 (1)과 같이 정의된다.
이때 Wd는 앵커의 건조 중량(kN), FTotal은 앵커의 총 인발저항력(kN)으로 정의된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 대상 부지의 사질토 지반의 내부마찰각을 32°, 34°, 36°, 38°의 네가지 조건으로 설정하였다. 내부마찰각은 지반의 전단 강도 특성을 대표하는 주요 변수로 내부마찰각이 높을수록 지반의 안정성이 증가한다. 또한 내부마찰각이 높을수록 앵커 크기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앵커의 관입 깊이를 얕게 설치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4.1 지반 조건에 따른 영향
사질토 지반의 내부마찰각 변화에 따른 앵커의 설계직경을 분석하였다. 앵커의 직경은 해상에서 운반 및 설치의 용이성으로 인해 중요한 인자이다. 내부마찰각이 증가함에 따라 DERA와 석션 케이슨 앵커의 직경은 감소하며, 중력식 앵커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Fig. 4(a)는 충분한 관입 깊이에서 내부마찰각 변화에 따른 앵커의 직경 변화를 나타낸다. DERA의 경우 내부마찰각이 증가(32°→38°)함에 따라 앵커의 직경이 3.04m에서 2.75m로 감소하여 9.5%의 감소율을 보였으며 내부마찰각이 2° 증가할수록 DERA의 직경은 평균 0.10m 감소하였다. 석션 케이슨은 동일 내부마찰각 범위에서 앵커의 직경이 8.09m에서 6.90m로 감소하여 14.7% 감소하였으며 내부 마찰각 2° 증가에 따라 평균적으로 0.40m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중력식 앵커의 경우 해저면 위에 설치되어 자중으로 하중을 지지하므로 지반의 내부마찰각 변화와 관계없이 직경이 11.47m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결과를 보였다.
DERA는 석션 케이슨 및 중력식 앵커에 비해 각 내부마찰각 조건에서 직경이 평균적으로 62.5% 및 74.8% 작은 경향을 보였다. 또한 석션 케이슨은 내부마찰각 변화에 대해 DERA보다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이는 석션 케이슨이 해저 표면에 설치되는 특성에 기인한다. 반면 DERA는 충분한 토양층이 확보된 경우 다른 앵커 대안에 비해 깊은 심도까지 관입이 가능하여 내부 마찰각 변화에 따른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질토 지반의 내부마찰각 변화에 따른 앵커의 무게 변화를 분석하였다(Fig. 4(b)). 사질토의 내부마찰각이 증가할수록 DERA와 석션 케이슨의 무게는 감소하였으며 중력식 앵커는 일정한 값을 보였다. DERA의 경우 내부마찰각이 증가(32°→38°)함에 따라 앵커의 무게는 154.99kN에서 114.73kN으로 26% 감소하였다. 내부마찰각 2° 증가에 따라 무게는 평균 13.42kN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석션 케이슨은 동일 조건에서 무게가 2,015.32kN에서 1,293.57kN으로 35.8%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으며 내부마찰각 2° 증가에 따라 무게는 평균 240.58kN 감소하였다. 중력식 앵커의 경우, 무게(20,740.45kN)는 내부마찰각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앵커 기초의 무게 측면에서 DERA를 석션 케이슨 및 중력식 앵커와 비교하였을 때 동일 내부마찰각에서 무게가 평균 1,513.21kN(91.8%), 20,606.38kN(99.2%)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이에 따라 DERA를 사용할 경우 다른 앵커 대안에 비해 앵커 운반 및 해상 작업의 효율성이 증대될 것으로 판단된다.
내부마찰각 변화에 따른 앵커의 효율지수 변화를 분석하였다(Fig. 4(c)). 내부마찰각이 증가함에 따라 DERA와 석션 케이슨의 효율지수는 증가하였으며, 모든 조건에서 DERA의 효율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DERA의 경우 내부마찰각이 증가(32°→38°)함에 따라 효율지수는 36.8%(95→130)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따라서 사질토 지반에서 DERA 적용시 내부마찰각이 앵커의 효율지수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석션 케이슨 또한 내부마찰각 증가에 따라 효율지수가 7에서 11으로 비교적 소폭 증가하였으나, 이는 DERA와 비교하였을 때 동일 내부마찰각에서 평균 92.0% 낮은 값에 해당한다. 이는 석션 케이슨이 DERA에 비해 같은 인발저항력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자중이 비교적 높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중력식 앵커의 효율 지수는 1으로 자중으로 인발하중을 지지함을 나타낸다.
4.2 관입 깊이에 따른 영향
앵커 설계 시 최소 관입 깊이의 한계는 앵커 유형에 의해 결정되며, DERA와 석션 케이슨의 경우 충분한 관입 깊이가 확보되어야 안정적인 인발저항력을 발휘할 수 있다. 반면, 중력식 앵커는 해저면 위에 위치하여 자중으로 하중을 지지하므로 퇴적층 깊이와 무관하게 설치가 가능하다. DERA는 깊은 심도에 관입되어 안정적인 지지력 확보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사질토의 경우, 앵커 직경의 5-15배에 해당하는 깊이로 관입이 가능하며, 이는 지반의 물리적 특성이나 설치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퇴적층의 두께가 제한된 조건의 경우, DERA 앵커에 보완 장치(e.g., wing plate, keying flap)를 추가적으로 사용하여 관입 깊이를 조정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 지질 문헌(Chough et al., 2000)에 따라 연구 대상 부지의 얕은 퇴적층 두께(20-30m)를 고려하여 DERA 앵커의 최대 관입 깊이를 약 25m로 설정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관입 깊이 제한이 DERA 앵커 크기의 최적화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석션 케이슨 및 중력식 앵커의 경우와 비교분석을 수행하였다.
사질토 지반에서 앵커 관입 깊이가 25m로 제한되는 경우, 내부마찰각 영향에 따른 앵커의 직경 변화를 분석하였다(Fig. 5(a)). 관입 깊이가 25m로 제한된 조건에서 DERA의 직경은 관입 깊이가 충분한 경우에 비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ex. 내부마찰각 32°일 때 D=3.04m(관입깊이 제한없음) vs D=3.40m(관입깊이 25m 제한)). 반면 석션 케이슨과 중력식 앵커는 관입 깊이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중력식 앵커의 경우 앵커가 지표면에 설치되어 관입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관입깊이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석션 케이슨의 경우에는 석션 설치 한계로 인해 본 연구에서는 종횡비를 1로 가정하였으며 요구되는 앵커 지지력이 관입깊이 25m 이내에서 확보될 수 있어 관입깊이 제한이 설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DERA의 경우 관입 깊이가 제한되었을 때 각 내부마찰각(32°, 34°, 36°, 38°)에서 직경이 각각 11.84%(0.36m), 9.86%(0.29m), 7.75%(0.22m), 5.45%(0.15m) 증가하였다. 또한 내부마찰각이 증가(32°→38°)함에 따라 요구되는 앵커 직경의 증가율이 감소하였다. DERA의 직경을 석션 케이슨 및 중력식 앵커와 비교한 결과, DERA의 직경은 각 앵커에 비해 평균 58.0% 및 72.6% 더 작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사질토 지반에서 앵커 관입 깊이가 25m로 제한되는 경우, 내부마찰각 변화에 따른 앵커의 무게 변화를 분석하였다(Fig. 5(b)). 관입 깊이가 제한되는 경우 DERA의 무게는 관입 깊이가 충분할 때와 비교하였을 때 증가하였다. 그러나 석션 케이슨과 중력식 앵커는 상기에 설명한 바와 같은 이유로 관입 깊이에 따른 무게 변화가 발생하지 않았다. DERA의 경우 관입 깊이가 제한되었을 때 무게는 각 내부마찰각(32°, 34°, 36°, 38°)에서 216.83kN, 185.91kN, 158.07kN, 134.55kN으로 산정되었다. 관입 깊이가 충분한 경우와 비교하여 각 내부마찰각(32°, 34°, 36°, 38°)에서 39.9%, 32.6%, 25.1%, 17.3%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앵커 관입 깊이가 25m로 제한된 경우에서도 DERA의 무게는 석션 케이슨에 비해 평균 89.5%, 중력식 앵커에 비해 평균 99.2% 낮은 결과를 보였다.
사질토 지반에서 앵커 관입 깊이가 25m로 제한되는 경우, 내부마찰각 변화에 따른 앵커의 효율지수를 분석하였다(Fig. 5(c)). 관입 깊이가 제한되는 경우 DERA의 효율지수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석션 케이슨과 중력식 앵커는 관입 깊이에 따른 영향을 보이지 않았다. 관입 깊이가 25m로 제한되는 경우 DERA의 효율지수는 각 내부마찰각(32°, 34°, 36°, 38°)에서 각각 68, 79, 93, 110으로 산정되었다. 이는 관입 깊이가 충분한 경우와 비교하였을 때 각각 28.4%, 24.8%, 19.8%, 15.4% 낮은 값에 해당한다. 앵커 관입 깊이가 25m로 제한된 경우에서도 DERA의 효율지수는 석션 케이슨 및 중력식 앵커에 비해 각각 평균 9.7배 및 88배 높은 값을 갖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석션 케이슨 또한 DERA와 마찬가지로 충분한 두께의 퇴적층이 확보되어야 설치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질토 지반에서 석션 케이슨의 관입 한계는 일반적으로 종횡비 1~1.5로 제한되며 지지력에 대한 관입 깊이의 영향이 매우 작다. 이로 인해 퇴적층의 두께가 얇은 경우에도 DERA보다 적용 제약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석션 앵커의 경우 관입 한계로 인해 앵커의 크기를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지지력을 확보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이와 같이 퇴적층이 상대적으로 얕고 높은 인발저항력이 요구되는 경우에 링 앵커 형태의 DERA가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Fig. 6은 DERA, 석션 케이슨, 중력식 앵커의 관입 깊이에 따른 내부마찰각 32°-38° 범위에서의 기초 설계값을 나타낸다.
4.3 앵커 운반 효율성 비교
앵커 설치를 위한 해상 작업 시 운반 효율성은 AHV (Anchor Handling Vessel)의 제한된 데크 크기에 의해 좌우되며 이는 각 앵커 유형의 하중 운반 효율성과 항구부터 현장까지의 운반 횟수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각 앵커별 운반 횟수 및 설치 시간은 전체 설치 일정과 비용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AHV의 일일 운임(day rate)이 지역마다 상이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각 앵커별로 요구되는 총 비용보다 객관적인 비교 지표로 활용 가능한 총 사이클 수를 기준으로 각 앵커를 비교하였으며 이를 통해 각 앵커의 운반 효율성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앵커 설치 사이클을 앵커 선적, 운반, 설치의 세 단계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해상 기상 조건에 따른 작업 시간 계수(operational weather window)는 각 단계별로 가정(선적: 0.8, 운반: 0.7, 설치: 0.6)하였으며 AHV의 데크 크기는 14m×32m, 운반 속도는 12 knot, 항구와 부지 간 거리를 80km로 가정하여 분석을 수행하였다. 해당 조건은 기존 연구(Lee et al., 2021b; Lee and Aubeny, 2023) 및 해양지원선박(offshore support vessel, OSV) 업체에서 활용되는 중형 AHV의 대표 사양(example specification)을 참고하여 설정하였다. 해당 AHV의 데크에서 앵커 사이즈를 고려한 선적가능 앵커 개수는 Fig. 7에 나타내었다. Fig. 7에 제시된 선적 구상도는 시공 장비 형상을 생략하고 앵커 배치만을 도식화한 것으로 데크 공간의 15% 이상을 작업 공간(free space)으로 확보하여 앵커 설치 작업 및 시공 장비(e.g., H-crane, A-frame crane) 운용에 필요한 공간 요구조건을 반영하였다. 현재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부지에서 발전용량 750MW - 1.5G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 조성 프로젝트가 추진될 예정임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발전용량 900MW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가 건설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하였다. 15-MW 해상풍력 터빈을 기준으로 총 60기가 필요하며 터빈당 3개의 앵커를 적용하는 조건에서 총 필요 앵커 수는 180개로 설정하였다(계산 편의성을 위해 mooring redundancy 조건 생략).
분석 결과, DERA의 전체 운반 소요시간은 석션 케이슨과 중력식 앵커와 비교하였을 때 약 73% 및 76% 수준으로 크게 단축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Table 3). 1회 사이클 당 요구되는 앵커 설치시간만을 고려하면 석션 케이슨과 중력식 앵커는 DERA에 비해 설치 과정이 상대적으로 단순하므로 시간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석션 케이슨과 중력식 앵커는 DERA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가 커 선박 당 적재 가능한 수량이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운반 횟수가 증가하여 프로젝트 당 앵커 운반 및 설치에 필요한 전체 소요시간은 DERA보다 더 많이 소요된다(Table 3). 따라서 DERA는 전체 공사 비용과 공사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운반 효율성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가장 이점이 큰 앵커 대안으로 판단된다.
Table 3.
Case study for total time of anchor installation
Anchor type |
Required anchors |
Load /trip |
Total trips (=required cycles for a project) | Anchor installation cyclea |
Total anchor installation time/ project | |||
Anchor loading time/ cycle |
Anchor installation time/ cycle |
Anchor transportation/ cycle (round) |
Total time for single round trip | |||||
DERA | 180 | 18 | 10 | 3.8 days | 8.1 days | 0.4 dayb | 13 days | 130 daysc |
Suction caisson | 3 | 60 | 3.8 days | 3.3 days | 0.4 day | 8 days | 480 days | |
Gravity anchor | 2 | 90 | 3.8 days | 1.4 days | 0.4 day | 6 days | 540 days |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예상 부지를 고려한 사질토 지반에서의 앵커 종류에 따른 인발 저항력 성능 및 효율성을 비교 분석하였다. 사질토의 내부마찰각 및 퇴적층 두께에 따른 앵커의 직경, 무게, 효율 지수를 평가하였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DERA의 경우 내부마찰각 2° 증가에 따라 설계 무게는 평균 13.42 kN 감소한다. 석션 케이슨은 동일 조건에서 내부마찰각 2° 증가에 따라 평균 336.04kN 감소한다. 중력식 앵커의 경우, 설계 무게는 내부마찰각 값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2) 관입 깊이가 충분할 경우, 내부마찰각이 증가할수록 앵커의 크기 및 무게는 감소하기 때문에 앵커의 효율 지수는 증가한다. 특히 DERA는 내부마찰각 증가에 따라 직경 및 무게가 크게 감소하며, 다른 앵커 형태에 비해 높은 효율성을 가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3) 관입 깊이에 한계가 있는 경우, 관입 깊이가 충분한 경우에 비해 DERA의 직경, 무게는 증가하며 효율 지수는 감소한다. 그러나 석션 케이슨과 중력식 앵커와 비교하여 앵커 직경은 각각 58% 및 72.6%, 무게는 89.5% 및 99.2% 낮아 여전히 높은 지반공학적 효율성을 가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4) DERA는 소형화 된 크기로 인해 석션 케이슨과 중력식 앵커에 비해 운반 소요 시간이 각각 73% 및 76%로 단축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DERA가 높은 운반 효율성으로 인하여 공사기간 단축과 경제성 측면에서도 가장 유리한 대안인 것으로 평가된다.
(5)본 연구에서는 연구 대상 부지를 순수 사질토 지반으로 가정하고 이론적 산정식을 통해 앵커 설계를 수행하여 불균질한 지반 조건과 실제 앵커 시공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교란 요인을 반영하지 못한 한계점이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지반의 불균질성 및 다양한 현장 변수를 반영한 실증 실험과 수치해석을 통해 이론 기반 설계 검증 및 보완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