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실험 준비
2.1 모형 지반
2.2 실험 시료
2.3 입력 지진파
2.4 수치해석
3. 동적 원심모형실험 결과
3.1 가속도 증폭 양상
3.2 주기에 따른 응답 변화
3.3 사석 구역 국부 응답의 주파수 의존 특성
3.4 에너지 비교
3.5 지표 수직 변위 변화
4. 수치해석 결과 및 원심모형실험과의 비교
5. 고찰: 제방-기초지반 시스템에서 1차원 지반응답해석의 한계성
5.1 2차원 파동장 형성 및 지진파 산란 효과
5.2 1차원 해석의 전제조건과 한계
5.3 구속압 의존적 지반 강성 변화와 비선형성의 공간적 변동성
5.4 지반 재료 차이에 따른 국부 응답 특성
6. 결 론
1. 서 론
지진 발생 시 지형의 불규칙성에 따른 지반운동(ground motion)의 증폭(amplification) 현상은 지반지진공학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주목받아 온 주제이다(Kim et al., 2018; Kim et al., 2020). Assimaki and Gazetas(2004)는 1999년 그리스 Athens 지진 당시 협곡 인근 지역에서 관측된 피해 분포를 분석하면서, 사면 정상부와 계곡 저부 사이 지반에서 가속도의 공간적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원인을 토층 조건과 지형 형상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하였다. Assimaki et al.(2005) 역시 동일 사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표층에 연약한 토층이 존재할 경우 지형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을 유한요소 해석을 통해 확인하였다. 이후 다수의 수치해석 연구에서는 산마루나 사면 정상부에서 가속도가 집중적으로 증폭되며, 이러한 현상이 지진파의 주파수 성분, 사면 경사, 지형의 고유 형상 등에 따라 달라진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Poursartip et al., 2017; Sierra et al., 2022).
국내에서는 Sun et al.(2012)이 현행 내진설계기준의 적용 실태를 검토하였다. 이 연구는 한국의 지형적 특성과 인공 지형 변화의 빈도를 고려할 때, 미국 서부 지역의 기준을 기반으로 수립된 현행 기준이 근접 지표 토층에 의한 증폭만을 주로 반영하고 있으며, 지표 지형의 불규칙성에 따른 추가적인 증폭 효과는 충분히 고려되지 않고 있음을 언급하였다. Sun et al.(2012)은 1차원과 2차원 수치모델 해석 결과를 비교하는 방식을 통해 지형효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최근에는 실제 관측 기록을 기반으로 한 연구도 수행되었다. Lee et al.(2025)은 국내 저수지 제방에서 획득한 지진 관측 자료를 분석하여 제방의 폭과 형상이 마루(crest)와 사면 기슭(toe)에서의 지반운동 증폭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혔다. 이 연구에서는 증폭 정도가 30 m 깊이까지의 평균 전단파 속도()와 입력 지반 가속도의 크기에 따라 변화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제방 기하학적 특성을 반영한 주기별 증폭 예측 모델을 제안하였다.
원심모형실험을 활용한 연구에서는 지형 형상에 따른 동적 응답 특성을 물리적으로 관찰한 사례가 보고되었다. Yu et al.(2008)은 건조 사질토 사면을 대상으로 한 원심모형실험에서 실제 지진동과 정현파 입력에 따른 주파수 성분별 증폭 차이를 다양한 사면 각도에서 분석하였다. Kim et al.(2022)은 평지 지반 모델과 사면 모델을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한 동적 원심모형실험을 수행하여, 사면 정상부와 사면 표면 근처에서 가속도가 평지 대비 집중적으로 증폭되는 현상을 관찰하였다. 이들은 실험 결과와 다자유도 해석 모델을 결합하여 사면 안정성 평가 시 마루에서의 최대지반가속도(peak ground acceleration, PGA)를 고려하는 것이 보다 보수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또한, Park and Kim(2017)은 코어형 사석댐(cored rockfill dam)을 대상으로 동적 원심모형실험을 수행하여 높은 지진 강도 조건에서의 내진 안전성과 사석 댐체의 동적 거동·영구변형 특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였다.
한편, 제방·필댐·방조제와 같은 성토 구조물은 단일 재료가 아니라 세립 코어·기초지반과 조립 필터·전이·사석(rubble mound) 쉘로 존을 구분해 축조된다(Fell et al., 2015; USACE, 2004). 이때 조립 사석 구역과 주변 세립 지반 사이에는 전단파 속도와 밀도의 곱으로 정의되는 임피던스(impedance, Z) 대비가 형성되며, 이러한 재료 경계는 지진파의 반사·투과·산란을 유발하여 국부적인 증폭 또는 감쇠를 일으킬 수 있다(Asimaki and Mohammadi, 2018; Kramer and Stewart, 2024). 국내에서도 제방·비탈면·댐의 내진설계는 비탈면 내진설계기준(KDS 11 90 00, 국토교통부 2020)과 댐 내진설계(KDS 54 17 00, 국토교통부 2022) 등을 따르고 있으나, 이들 기준은 주로 평균 전단파속도에 기반한 1차원 지반응답해석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지형 형상이나 사석 구역과 같은 재료 구역화에 따른 국부적 증폭·감쇠를 정량적으로 반영하는 체계는 아직 제한적이다. 그러나, 지형 형상에 관한 연구가 다수 축적된 것과 달리, 동일한 기하학적 형상에서 사석 구역의 유무가 지진지반운동 증폭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물리적으로 규명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기존 연구를 종합하면, 지형에 따른 지진지반운동 증폭 현상은 수치해석과 현장 관측을 통해 그 메커니즘과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확인되어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가 특정 지형 형상이나 단순한 기하학적 사면 조건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동일한 제방 형상에서 사석 구역과 같은 재료 구역화의 유무가 증폭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규명한 데이터는 아직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 또한, 국내 지반 및 지진 환경에 적합한 증폭 특성 평가 방법과 이를 설계 실무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정량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는 실제 응력 상태를 재현할 수 있는 동적 원심모형실험을 활용하여, 동일한 제방 형상에서 사석 구역의 유무에 따른 지진지반운동 증폭 특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수치해석적 1차원 지반응답해석(1D site response analysis, 1D SRA) 결과와의 비교를 통해 그 물리적 원인을 규명하였다.
2. 실험 준비
2.1 모형 지반
원심모형실험은 원심가속을 통해 상사법칙에 따라 1/N 수준으로 축소된 모형체에 N배 수준의 중력가속도를 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모형체에 목표 원형 응력 상태를 모사하여 응력 수준과 응력 경로에 의존하는 지반 특성을 실제와 유사하게 구현할 수 있으며, 본 실험은 KAIST의 KOCED 지오센트리퓨지 실험센터에서 수행하였다(Kim et al., 2013a). 실험은 축소된 모형 지반을 토조에 조성한 후, 원심모형시험기에 설치된 진동대에 탑재하여 고속 회전 중 진동대를 통한 지진동 가진을 수행하였다(Kim et al. 2013b).
동적 원심모형실험은 원심가속도(g-level) 수준 40 g에서 서로 다른 2개의 모형 지반에 대해 각각 1회씩 수행되었으며, 동일한 기하학적 형상을 갖지만 서로 다른 물질로 구성된 제방 구조물을 설계하였다(Fig. 1). 모형 지반은 강체 토조(rigid container)에 다짐 공법으로 조성되었으며, 토조 크기는 원형(prototype) 기준으로 길이×너비×높이, 34.8×26.4×25.4 m이다. 토조 벽체에서 반사되는 파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불건성 난연성 실링 콤파운드(duxseal)를 양쪽에 1.2 m 두께로 바닥에서부터 10 m 높이까지 부착하였다(Esmaeilpour et al., 2023). 모형 지반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길이 32.4 m, 높이 10.0 m의 하부기초 지반과 길이 30.84 m, 높이 6.8 m의 제방으로 구성된다.
모형 지반 1(T1)은 하부기초 지반과 제방 모두 시료 A로 구성되었으며, 모형 지반 2(T2)는 하부기초 지반을 시료 A로, 제방을 시료 A(A 구역)와 시료 B(B 구역)로 구성하였다. 모형 지반 2(T2)의 제방에 B 구역을 둔 것은, 실제 제방·필댐·방조제가 세립 코어 및 기초지반과 조립 사석(rubble mound) 쉘로 존을 구분해 축조되는 구성을 모사하기 위함이다(Fell et al., 2015; USACE, 2004). 시료 A는 세립 실트질 모래(SM, 세립분 37%)로 코어·기초지반 계열을 대표하고, 시료 B는 무세립의 깨끗한 모래(SP)로 조립 사석(필터·전이·사석 쉘 계열)을 대표한다. 이하에서는 시료 B로 구성된 B 구역을 사석 구역으로 지칭한다. 두 재료의 입경비는 d50 기준 약 15.3배로, USACE의 입도 조절 기준(d50, filter/d50, base ≤ 25)을 만족하며, 투수(d15, filter/d15, base ≈ 12 ≥ 4~5) 및 유지(d15, filter/d85, base ≈ 3.4 ≤ 4~5) 기준도 근사적으로 충족한다(Terzaghi and Peck, 1948). 다만 실제 전이·사석재의 절대 입경은 원심모형의 입자크기 효과로 인해 직접 모사가 어려우므로, 본 연구에서는 사석의 절대 치수가 아니라 구역 간 상대 입도·강성·임피던스 대비를 입상토 규모에서 재현하도록 두 재료를 선정하였다.
지진 시 지반에서의 응답을 얻기 위해 31개의 가속도계가 설치되었으며, 기반암에 3개, 하부기초 지반 내부에 9개, 제방 내부에 13개, 제방-하부기초 경계면에 6개를 설치하였으며, 각 계측점의 위치와 재료 조건은 Table 1에 정리하였다. 가속도계는 A20/13/06/02로 이루어진 수직 배열 1, A23/14/07/02로 이루어진 수직 배열 2, A29/25/15/08/02로 이루어진 수직 배열 3, A30/28/26/21/19/16/12/09/05/04/02로 이루어진 수직 배열 4, A31/27/17/10/02로 이루어진 수직 배열 5, A22/18/11/02로 이루어진 수직 배열 6로 구분하여 1D 지반응답해석과 그 결과를 비교하였다. 또한, 지진 시 제방의 수직 변위를 관측하기 위해 레이저 변위계를 L1, L2, L3 위치에 각각 설치하였다.
Table 1.
Information on the instrumented accelerometers
2.2 실험 시료
본 연구에서 활용된 시료는 두 가지로, 시료 A와 시료 B이며 두 시료 모두 건조 상태에서 활용되었다. 입도분포곡선(grain size distribution curve)은 Fig. 2와 같으며, 자세한 시료 특성은 Table 2에 정리하였다. 시료 A는 T1에서 상대밀도 78.18%, T2에서 하부기초 81.09%, 제방 75.64%로 조성되었고, 시료 B는 T2에서 상대밀도 97.65%로 조성되었다.
Table 2.
Soil properties
2.3 입력 지진파
입력 지진파의 종류로는 Northridge, Hachinohe, Ofunato의 3가지 실제 지진 기록을 활용하였다(Fig. 3). 각 입력 지진파의 진폭 크기는 기반암 PGA 기준 약 0.11 g, 0.154 g, 0.22 g 로 각각 조정하여 총 9개를 준비하였으며, 이는 국내 내진설계 상 지진 구역 I 에서 평균재현주기 500, 1000, 2400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국토교통부, 2018a). 본 연구에 활용한 진동대(shaking table)가 가진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이 1 g 기준 20~300 Hz이기 때문에 40 g 기준에서는 0.5~7.5 Hz 대역이 된다. 따라서, 입력 지진파의 원형 주파수 대역을 0.5~7.5 Hz로 필터링하였다.
입력 지진파의 가진은 Northridge-Weak, Hachinohe-Weak, Ofunato-Weak, Northridge-Moderate, Hachinohe-Moderate, Ofunato-Moderate, Northridge-Strong, Hachinohe-Strong, Ofunato-Strong의 순서로 수행되었다.
2.4 수치해석
동적 원심모형실험에서 지형효과에 의해 영향을 받은 응답이 수치해석적으로 구한 응답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비교하기 위해 수치해석을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지반지진공학 분야에서 1D SRA 수행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Rocscience사의 RSSeismic 프로그램을 활용하였다. 1D SRA는 등가선형해석(equivalent-linear analysis) 방법을 통해 수행되었으며, 이를 위해 각 시료의 동적특성곡선(dynamic soil property curves)을 얻기 위해 공진주 시험 및 간편 공진주 시험(simplified resonant column test)을 수행하였다. 간편 공진주 시험은 Noh et al.(2023)이 개발한 자유진동 감쇠 시험(free-vibration decay column test) 기구를 통해 수행되었다. 간편 공진주 시험은 건조 시료에 대해 공진주 시험과 동일한 전단탄성계수 감소 곡선(G/Gmax curve)과 감쇠비 곡선(damping ratio curve)을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다. 공진주 시험은 구속압 25, 50, 100, 200, 400 kPa 조건에서 시료 A에 대해 수행되었으며, 간편 공진주 시험은 구속압 30, 50, 70, 90 kPa 조건에서 시료 B에 대해 수행되었으며, 두 시험을 통해 얻은 동적특성곡선은 Fig. 4와 같다. 본 논문에서 각 구역·심도의 전단파속도는 공진주 시험으로 얻은 전단탄성계수–구속압 관계에 각 위치의 유효 구속압과 밀도를 반영하여 산정하였으며, Table 4에는 수직 배열별 구역 평균값을, 계측 지점별 분석(3.3절)에는 해당 센서 심도의 값을 사용하였다.
1D SRA 수행 시 전파되는 지진파의 최대 주파수는 지반 모델링 요소의 크기에 의해 좌우되며, 요소 크기가 부적절할 경우 해석 결과의 신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반 요소의 크기는 지진파의 최대 주파수와 지반의 전단파 속도 간 상관관계에 따라 식 (1)과 같이 결정할 수 있다(Kuhlemeyer and Lysmer, 1973). 본 연구에서 활용한 입력 지진파는 주파수 영역에서 약 0.5~25 Hz 사이에서 유의미한 에너지 대역을 보이고 있으며(Fig. 3), 지반의 평균 전단파 속도를 고려하여 지반의 두께를 1.0~1.2 m 이하로 적용하였다(Fig. 5).
여기서, 는 지층 두께, 는 지진파의 파장, 는 지반의 전단파 속도, 는 지진파의 주파수를 의미한다. 입력 지진파는 원심모형실험의 기반암 가속도계에서 계측된 가속도 응답을 활용하였다. 계측 기록은 토조 최하단에 설치된 가속도계의 기록이므로, RSSeismic 해석 시 지중운동(within motion) 형식으로 강체 반무한체(rigid halfspace) 기반에 입력하였다. 이는 입력 지진파의 불확실성을 배제하여 실험과 해석의 차이를 입력 조건이 아닌 지반·지형 효과에 귀속시킬 수 있게 한다. 또한 강체 기반 조건은 본 실험이 강체 토조에 조성되어 바닥에서 전반사가 일어나는 물리적 경계조건과 정합하며, 지중운동–강체 기반의 조합은 기반 내부 계측 기록에 대한 이론적으로 올바른 정식화이다(Kwok et al., 2007). 따라서 계측 기반암 운동을 강체 기반에 입력한 본 해석은 실험의 경계조건을 일관되게 재현한 1차원 해석에 해당한다.
3. 동적 원심모형실험 결과
3.1 가속도 증폭 양상
원심모형실험을 통해 얻은 가속도 응답 중 Northridge-Strong motion에 대해 가속도계 위치(Fig. 1, Table 1)에 따라 각각 순서대로 T1(검정색)과 T2(붉은색)를 함께 도시하였으며, 가속도 응답이 제방 마루에 가까울수록 증폭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Fig. 6a).
특히 A29, A31은 모두 제방의 마루에서 동일한 깊이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A30과 비교하여 서로 다른 방향의 응답을 보였는데, A29의 경우에는 양(+) 방향으로 크게 증폭이 이루어졌고, A31은 음(-) 방향으로 크게 증폭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Fig. 6b). 이러한 비대칭 응답에서 상대적으로 증폭의 영향이 적은 위치인 A15, A17에서의 응답은 A16과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Fig. 6c). T2의 A15의 증폭은 5.4절에서 추가 설명하였다.
이러한 응답의 비대칭성을 더욱 자세히 분석하기 위해 세 종류의 입력 지진파(Ofunato-Strong, Northridge-Strong, Hachinohe-Strong)를 활용하여, 방향별 PGA, 최대지반가속도 비대칭 비(PGA asymmetry ratio, ), 왜도(skewness), 비대칭 에너지 비(asymmetric energy ratio, )를 구하여 Table 3에 정리하였다(식 (2), (3), (4), (5)).
Table 3.
Summary of positive- and negative-PGA, PGA asymmetry ratio, skewness, and asymmetric energy ratio
여기서, 는 i번 가속도계의 응답, 는 i번째 시점에서의 가속도 응답, 는 평균 가속도 응답, 은 시간-가속도 이력을 구성하는 데이터의 개수, 는 병진(공통) 성분 의 에너지, 은 비대칭(차동) 성분 의 에너지를 의미한다.
여섯 경우 모두에서 왼쪽 가장자리 A29는 양(+) 방향으로 강하게 비대칭( = 1.59~2.04, 왜도 > 0)한 반면, 오른쪽 가장자리 A31은 음(-) 방향이 우세하였다( = 0.53~0.85, 왜도 < 0). 중앙 A30은 두 가장자리의 중간으로 상대적으로 대칭에 가까웠으며( = 0.48~1.20), 왜도는 T1에서 약한 음, T2에서 0 부근으로 나타났다. 가장자리의 가속도 응답들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비대칭한 이 양상이 재료 구성이 다른 두 모형과 세 입력 지진파 전반에서 일관되게 반복되었다는 점은, 이 현상이 특정 입력이나 재료가 아니라 마루 지형에 의해 지배되는 현상임을 뒷받침한다. 특히, Hachinohe-Strong motion에서는 기반암 계측 파형의 왜도가 음수(T1: -0.10, T2: -0.05)임에도 A29는 양의 방향으로 가장 크게 증폭(왜도 T1: +1.34, T2: +1.40)되어, 관측된 비대칭이 입력으로부터 전달된 것이 아니라 마루 지형에서 생성되었음을 보여준다.
한편 양 가장자리 응답의 비대칭 성분 에너지 비율()은 두 실험 모두 2.9~6.9%에 그쳤다. 평면 변형률 조건에서 마루부가 강체로 거동할 경우 가능한 운동 모드는 병진과 면내 회전(rocking)으로 한정되는데, 병진은 양 가장자리에 동일한 파형을 부여하므로 반대 부호의 비대칭을 생성할 수 없고, 면내 회전의 수평가속도 기여분은 심도에만 의존하므로 동일 심도의 두 계측점 사이에 차동을 유발할 수 없으며, 양단의 역위상 변형이 지배적이었다면 이 100%에 근접하여야 한다. 실제로 공통 성분과 차동 성분의 평활화 푸리에 스펙트럼을 비교하였다(Fig. 7). 공통 성분의 스펙트럼 진폭이 피크값의 5% 이상인 주기 대역에 한해 산정·도시하였으며, 이 임계값(2~10%)의 선택이 아래의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분석 결과, 공통 성분의 피크 주기는 0.25~0.31초로 나타났고 이 주기에서의 차동/공통 비는 약 0.1 이하에 그쳐, 응답을 지배하는 주기 대역에서 두 가장자리의 응답이 같은 위상임을 보여준다(Fig. 7a). 반면 차동 성분은 이보다 짧은 0.14~0.23초 대역에서 피크를 보였으며, 비가 1 안팎에 도달하는 구간은 약 0.09~0.16초의 대역으로, 그 위치는 각 모형 내에서 입력 지진파와 무관하게 유지되었다(Fig. 7b). 이 대역의 파장(λ ≈ 17~71 m)이 마루 폭(6.12 m)의 수 배 이상임을 함께 고려하면, 관측된 비대칭은 마루 쐐기 전체의 회전이 아니라 마루 어깨에서 생성된 단파장 회절파가 공통 병진 운동에 중첩되며 발생한 국부적 간섭에 의한 방향 의존적 증폭으로 해석된다.

Fig. 7
Decomposition of the crest-edge responses (A29 and A31) into common (translational) and differential (antisymmetric) components: (a) time histories, Fourier amplitude spectra with Konno–Ohmachi smoothing (b = 40), and differential-to-common spectral ratio for T2 under Northridge-Strong motion, (b) smoothed differential-to-common spectral ratios for all six cases (T1 and T2 under three strong input motions). The spectral ratios are shown only over the period range where the smoothed common-component amplitude exceeds 5% of its peak value, to avoid numerically unstable ratios in bands with negligible signal energy; varying this threshold between 2% and 10% did not affect the results
추가로 Northridge-Weak/Moderate/Strong motion에 대해 PGA 기반 증폭계수(peak ground acceleration amplification factor)를 다음과 같이 구하였다(식 (6)).
이렇게 구한 증폭계수를 수직 배열들에 대해 AFPGA 프로파일을 각각 비교하였다(Fig. 1, Fig. 8). 분석 결과, 수직 배열 3의 A15와 수직 배열 2의 A23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증폭계수는 T2보다 T1이 더 컸으며 이러한 경향은 Hachinohe motion과 Ofunato motion에서도 동일하게 관측되었다.
이러한 증폭 차이가 2차원 공간상에서 어떻게 분포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Northridge-Strong motion에서 마루 최대 응답 시점(t = 12.90 s)의 순간 가속도 절댓값 분포를 Fig. 9와 같이 나타냈다. 분포는 각 가속도계의 계측값을 계측점 사이에서 선형 보간하여 구하였으며, 계측점 바깥 영역은 외삽하지 않았다. 분석 결과, Acc 15와 Acc 23에서 일어나는 증폭 양상은 입력 지진파의 세기나 종류와는 관계없이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A15와 A23과 같은 증폭이 T1과 T2의 구성 재료 차이인 사석 구역에서 나타난 것으로 보아, 지형의 형상뿐만 아니라 구성 물질에 따라 증폭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증폭 차이는 사석 구역과 주변 지반 사이의 재료 경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 Table 4의 임피던스()로 경계별 반사계수를 구하면, 사석–A 구역 측면 경계에서 약 -0.04(에너지 반사율 0.1%), 사석–하부기초 바닥 경계에서 -0.21~-0.33(에너지 반사율 4~11%)이다. 즉 경계에 입사한 파의 대부분이 그대로 통과하므로, 파가 여러 번 반사되며 에너지가 구역 안에 쌓이는 파동 갇힘(wave trapping)만으로는 관측된 국부 응답을 설명하기 어렵다. 국부 응답의 주파수 특성과 발생 원인은 3.3절과 5.4절에서 자세히 다루었다. 요약하면, 임피던스 차이가 비교적 뚜렷한 사석-기초지반 경계 부근(A15)에서는 직접파와 경계에서 반사·회절된 파가 겹치며 증폭이 일어났고, 사석 둔덕 천부(A23)에서는 재료·경계 효과로 넓은 주기 대역에 걸쳐 응답이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Moczo and Bard, 1993; Kawase, 1996; Kramer and Stewart, 2024).
Table 4.
Zone-averaged shear wave velocity, density, impedance, and boundary reflection coefficients at T2 (shear wave velocities from resonant column tests, accounting for the effective confining pressure and density at each zone and depth)
3.2 주기에 따른 응답 변화
주기에 따른 응답이 지형 효과에 의해 어떤 영향을 받는지 분석하기 위해, Northridge-Strong motion에 대한 응답 스펙트럼 비(ratio of response spectrum, RRS)를 5% 감쇠비를 적용하여 Fig. 10에 나타냈다. 분석 결과, 대부분의 응답 스펙트럼 비는 약 0.2초 이하의 단주기 영역을 제외하고 유사한 응답이 관측되었지만, A15와 A23은 거의 모든 주기 영역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T1에서 A23과 동일한 구속압 조건의 A24와 비교해 보면 최대 RRS가 각각 약 4.63과 4.69로 거의 동일한 반면, T2에서는 A23에서 2.93, A24에서 4.22로 나타났다. 또한, A23의 하부에 위치한 Acc 14는 T1에서 2.72, T2에서 3.16으로 나타났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A23의 응답은 T1이 T2에 비해 많이 증폭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쇠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감쇠 특성은 모든 입력 지진파 조건에서 동일하게 관측되었다. 이와 반대로, T1에서 A15와 유사한 구속압 조건의 A16과 비교해 보면 최대 RRS가 약 2.6으로 거의 동일한 반면, T2에서는 A15에서 4.5, A16에서 2.6으로 나타났다(Fig. 10). 이는 3.1절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사석–기초지반 경계 부근에서 직접파와 경계 반사·회절파가 겹치며 나타난 국부 증폭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듯 구성물질의 영향으로 인해 주기에 따라 서로 다른 증폭이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다만, 모든 종류의 입력 지진파 분석 결과, 가장 높은 스펙트럼 가속도를 보이는 주기인 탁월주기(predominant period)에는 그 영향이 크게 관측되지 않았다. 이때 탁월주기는 두 모형 모두 약 0.25~0.3초로 나타났는데, 이는 3.1절에서 구한 마루 양 가장자리 공통 성분의 피크 주기(0.25~0.31초)와 일치한다. 즉 마루부의 공통 병진 성분은 제방–기초지반 시스템의 주된 응답을 그대로 담고 있는 반면, 차동 성분은 이와 분리된 더 짧은 주기 대역에서만 나타난 것으로, 3.1절의 해석을 뒷받침한다.
3.3 사석 구역 국부 응답의 주파수 의존 특성
사석 구역 국부 응답의 원인을 검토하기 위해, 사석 둔덕 일대의 계측점(A13, A14, A20, A23, A24)과 본 제방 쪽 계측점(A25)에 대해 세 강진 입력(Northridge, Hachinohe, Ofunato-Strong)의 최대 RRS(RRSpeak)와 그 발생 주기를 두 모형에서 비교하였다(Table 5).
Table 5.
Peak RRS and its period per observation point
첫째, 증폭·감쇠의 공간적 분포와 크기는 입력 지진파가 달라져도 일정하였다. 사석 둔덕 천부의 A23에서 RRSpeak는 T1의 4.63~5.73에서 T2의 2.68~2.93으로 줄어 그 RRSpeak ratio가 세 입력 모두 0.50~0.63이었고, 둔덕 왼쪽 사면 천부의 A20에서도 0.79~0.86의 완만한 감소가 반복되었다. 반면 둔덕 바닥의 A13과 A14에서는 두 모형의 RRSpeak가 거의 같았고(RRSpeak ratio = 0.93~1.16), 경계 밖의 A24(RRSpeak ratio = 0.79~0.94)와 본 제방 쪽 A25(RRSpeak ratio = 0.86~1.00)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이는 사석 구역 내부에서 감쇠가 둔덕 천부에 집중되고 바닥으로 갈수록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며, 세 가지 입력 지진파 조건에서 동일하게 관측되었다. 즉, 위로 전파하는 파가 연약한 사석 재료를 길게 통과할수록 감쇠 효과가 누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이와 달리 RRSpeak가 나타나는 주기(Tpeak)는 입력 지진파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예: A25의 T1–Tpeak 0.079~0.215초, A14의 T1–Tpeak 0.110~0.193초). 관측된 국부 응답이 사석 구역 안에서 여러 번 반사된 파의 보강간섭, 곧 갇힌 파의 공진 때문이라면, 응답에는 구역의 형상과 재료가 정하는 특정 주기에 입력과 무관하게 고정된 피크가 나타나야 한다. 그러나 피크 주기는 입력을 따라 움직이면서도 증폭·감쇠의 공간 분포와 크기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는 국부 응답이 좁은 대역의 공진이 아니라 넓은 주기 대역에 걸친 재료·경계 효과에서 비롯됨을 의미하며, 파동 갇힘 현상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3.4 에너지 비교
지반에서 측정된 응답의 최댓값뿐만 아니라 전달된 에너지의 총량이 지형 효과에 의해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 평가하기 위해 아리아스 진도(Arias intensity, )에 대한 증폭계수(Arias intensity amplification factor, )를 다음과 같이 구하였다(식 (7)).
이렇게 구한 증폭계수를 수직 배열 1, 2, 3, 4, 5, 6에 대해 프로파일을 각각 Fig. 11에 도시하였다. 분석 결과, A15와 A23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증폭계수는 T2보다 T1이 더 크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경향은 Hachinohe motion과 Ofunato motion에서도 동일하게 관측되었다. 이러한 에너지 비교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증폭이 한순간에만 집중되지 않고 응답 전반에 걸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3.5 지표 수직 변위 변화
지진 시 제방의 수직 변위를 각 입력 지진파 조건에서 측정하여 Fig. 12에 도시하였으며, 양(+) 방향은 침하, 음(−) 방향은 융기를 의미한다. 제방 마루(L2)의 최종 수직 변위는 T1과 T2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며, 전체 가진이 종료된 후의 잔류 침하는 약 4 cm로 제방–기초지반 높이(6.8 m)의 0.6% 수준에 그쳤고, 사면 활동이나 국부 파괴의 징후는 관측되지 않았다. 이는 3장에서 관측된 A15의 증폭과 A23의 감쇠가 변형이나 파괴에 따른 기하 변화 없이, 형상이 유지된 모형에서 나타난 응답임을 의미하며, 해당 국부 응답이 재료 경계에 따른 파동 전파 특성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아울러 사석 구역이 국부 응답을 크게 바꾸면서도 마루의 최종 침하량에는 차이를 만들지 않았다는 점은, 본 실험 조건에서 사석 구역의 영향이 변형이 아니라 지반운동의 증폭·감쇠 형태로 나타남을 보여준다.
한편 동일한 PGA 조건에서 첫 번째 입력 지진파인 Northridge motion에서 가장 큰 침하가 관측되었고, 이후 가진에서는 침하가 점차 감소하였다. 이는 선행 가진에 따른 지반의 조밀화 등 상태 변화가 누적된 결과로 판단되며, 본 절의 변위는 가진 이력의 영향을 포함한 값이다. 다만 이러한 상태 변화에도 불구하고 A15·A23의 증폭·감쇠 패턴은 모든 가진에서 동일하게 유지되었으므로(3.3절), 순차 가진이 T1과 T2의 응답 비교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4. 수치해석 결과 및 원심모형실험과의 비교
원심모형실험 결과와 수치해석 결과가 얼마나 차이가 날 수 있는지 비교하기 위해 T1의 수직 배열 4와 T2의 수직 배열 2, 3, 4에 대해 각각 1D SRA를 수행하였다. 수치해석은 모든 입력 지진파에 대해 수행되었으며, 그중 Northridge-Strong motion에 대한 결과를 정리하였다.
T1과 T2의 수직 배열 4 비교 분석 결과, Acc 04 에서는 주기 약 0.2~0.4초 범위에서 수치해석이 원심모형실험 결과에 비해 낮은 스펙트럼 가속도 값이 나타났지만 나머지 주기 영역에서는 전반적으로 일치하며 탁월주기 또한 차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Fig. 13a 및 13b). 하지만 제방 경계면에 가까워질수록 수치해석 주기는 약 0.41~0.45초, 원심모형실험 주기는 약 0.25~0.3초의 탁월주기를 보였다. 특히, 제방 마루에 위치한 A30에서는 원심모형실험에서 관측된 스펙트럼 가속도가 수치해석 결과보다 더 크게 관측되었다. 이러한 수치해석을 통한 과소예측 결과는 아리아스 진도 분석 결과에서도 명확히 드러났다(Fig. 13c 및 13d).
T2의 수직 배열 2 분석 결과, A07 및 A14에서의 응답 스펙트럼이 전반적으로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14a). 하지만 A23에서의 감쇠와 A24의 증폭에 대해 수치해석과 원심모형실험 결과가 서로 다른 추세를 보였다(Fig. 14a 및 14b).
마지막으로 T2의 수직 배열 3을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응답 스펙트럼이 원심모형실험에 비해 수치해석 결과가 장주기 특성을 나타냈으며, 증폭의 정도 또한 과소예측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Fig. 15a). 이러한 추세는 아리아스 진도 비교 결과에서도 동일하게 관측되었다(Fig. 15b).
1D SRA 수행 시 기반암에 설정한 강체 기반 조건은 하향 방사감쇠(radiation damping)를 허용하지 않아 탄성 기반 대비 응답을 크게 산정하는 경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Kwok et al., 2007; Kaklamanos et al., 2013), 제방 마루 및 경계면 인근에서는 원심모형실험 대비 뚜렷한 과소예측이 나타났다. 이는 관측된 증폭이 입력·경계조건에 의한 영향이 아닌, 2차원 지형·재료 효과에 기인함을 강력히 뒷받침한다. 다만 본 연구에서 활용한 등가선형 기법은 전단 변형률 적합 강성·감쇠를 사용하므로 비선형 및 고주파 영역에서 응답을 과도하게 감쇠할 수 있다.
5. 고찰: 제방-기초지반 시스템에서 1차원 지반응답해석의 한계성
5.1 2차원 파동장 형성 및 지진파 산란 효과
제방 사면의 자유지표 경계는 상향 전파된 전단파를 반사·회절시켜 표면파를 포함한 다차원 파동장을 형성한다(Assimaki et al., 2005; Poursartip et al., 2017). 본 실험에서 이 효과는 두 가지 관측으로 확인되었다. 첫째, 재료 임피던스 대비가 있는 T2에서는 사석 구역 하부 경계면(A15)과 내부 천부(A23)에 국부적 증폭·감쇠가 나타났으며, 그 공간적 분포와 크기는 입력 지진파의 종류·세기와 무관하게 반복되었다(Fig. 8, Table 5). 3.3절의 분석 결과, 이 국부 응답은 갇힌 파의 공진이 아니라 넓은 주기 대역에 걸친 재료·경계 효과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둘째, 마루의 동일 심도에 위치한 A29–A31이 입력 비대칭과 무관하게 서로 반대 방향의 응답을 보였고(Table 3), 이는 마루 가장자리의 국부적 회절·간섭에 의한 방향 의존적 증폭으로서 수직 전파를 가정하는 1D로는 재현될 수 없다. 이처럼 2차원으로 변형된 파동장은 인접 기초지반으로 전파되어 심부 응답에도 편차를 유발할 수 있다(Assimaki and Gazetas, 2004; Asimaki and Mohammadi, 2018; Kramer and Stewart, 2024).
5.2 1차원 해석의 전제조건과 한계
1차원 등가선형·비선형 지반응답해석은 수평 성층 지반에서 전단파의 수직 전파를 전제로 하며, 평탄하거나 완만한 경사 지반의 전단 필터링 효과를 효율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기초지반 위에 제방이 축조될 경우 2차원적 기하·하중 조건이 형성되어 이 전제가 성립하지 않는다. 본 연구에서도 수직 배열 4의 심부(A04)에서는 1D 해석이 원심모형실험과 잘 일치하였으나, 제방 마루(A30)로 접근할수록 탁월주기 이동(해석 0.41~0.45초 vs 실험 0.25~0.3초)과 스펙트럼 가속도·아리아스 진도의 과소예측이 관측되었다(Fig. 12). 즉, 1D SRA의 예측 실패는 해석 기법이 아니라 2차원 기하에서 비롯되며, 그 원인은 (i) 제방 사면에 의한 2차원 파동장 형성과 (ii) 제방 자중에 따른 구속압의 공간적 변동을 1D SRA가 반영하지 못하는 데 있다(Assimaki et al., 2005; Sun and Chung, 2008; Zhou et al., 2019; Kim et al., 2022; Kramer and Stewart, 2024; Lee et al., 2025).
5.3 구속압 의존적 지반 강성 변화와 비선형성의 공간적 변동성
지반의 최대 전단탄성계수(Gmax), 전단파 속도(Vs), 전단탄성계수 곡선(G/Gmax curve), 감쇠곡선(damping curve) 등은 유효 구속압에 의해 지배된다. 제방이 축조되면 중심선 하부 기초지반은 구속압이 증가하여 초기 강성이 커지고 비선형 발현과 이력 감쇠가 억제되는 반면, 제방에서 먼 자유장·기슭부는 상대적으로 낮은 구속압을 유지한다(Zhou et al., 2019; Kim et al., 2023). 반면, 1D SRA는 수평 성층에 단일 응력 상태를 가정하므로 이러한 구속압의 수평적 편차와 비선형 특성의 공간적 변동을 반영하지 못한다. 본 연구에서 관측된 위치별 탁월주기 이동(Fig. 13)과 마루–기슭 간 상이한 증폭 경향은 이러한 공간적 비선형성이 실측에는 나타나지만 1D 해석에는 반영되지 않음을 보여준다(Kramer and Stewart, 2024).
5.4 지반 재료 차이에 따른 국부 응답 특성
동일한 기하학적 형상에서도 구성 재료가 다르면 증폭 양상이 달라질 수 있음이 T2의 사석 구역에서 확인되었다. 시료 B로 조성한 사석 구역은 시료 A로 조성한 A 구역·하부 기초와 임피던스 차이를 이룬다. Table 4의 임피던스로 구한 경계 반사계수는 측면(사석–A 구역)에서 약 -0.04, 바닥(사석–하부기초)에서 -0.21~-0.33이다. 에너지로 보면 경계에 한 번 부딪힐 때 많아야 11%만 되돌아오므로, 여러 번 반사되며 에너지가 구역 안에 쌓이는 파동 갇힘은 본 조건에서 일어나기 어렵다. 여기에 더해 3.3절에서 확인했듯이, 최대 증폭 주기는 입력 지진파에 따라 달라지는데도 증폭·감쇠의 공간 분포와 크기는 일정하게 유지되었다. 갇힌 파의 공진이라면 입력과 무관하게 고정된 피크가 나타나야 하므로, 이 관측 역시 파동 갇힘 해석과 맞지 않는다. 관측된 국부 응답은 다음의 두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 사석 둔덕 천부(A23, A20)의 감쇠는 넓은 주기 대역에 걸친 재료·경계 효과로 설명된다. 감쇠는 둔덕 천부에 집중되었고(A23 RRSpeak ratio = 0.50~0.63), 바닥의 A13·A14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아(RRSpeak ratio = 0.93~1.16), 위로 전파하는 파가 연약한 사석 재료를 길게 통과할수록 효과가 누적되는 분포를 보였다. 그 원인으로는 (i) 강성이 낮은 사석 재료에서 상대적으로 큰 전단변형이 생겨 이력 감쇠가 커진 점과, (ii) 파가 거의 그대로 통과하는 측면 경계(R ≈ -0.04)를 통해 둔덕의 진동 에너지가 A 구역 쪽으로 빠져나가면서, 균질 모형에서 제방 전체가 함께 진동하며 만들던 큰 증폭에 둔덕이 더 이상 온전히 동참하지 못하게 된 점을 들 수 있다. 두 요인이 각각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본 실험 자료만으로는 가리기 어려워, 후속 연구에서 해석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사석 구역 하부의 기초지반 경계면(A15)에서 나타난 증폭은 측방 재료 불연속에서의 파 간섭으로 설명된다. T1에서 이 위치는 균질한 지반 속의 한 점에 지나지 않지만, T2에서는 임피던스 차이가 비교적 뚜렷한 바닥 경계(R = -0.21~-0.33)와 경사진 측면 경계·모서리 바로 옆이 된다. 이러한 측방 불연속 부근에서는 위로 오는 직접파, 경계에서 반사·굴절된 파, 모서리에서 회절된 파가 좁은 영역에서 겹치면서 증폭과 차등운동이 국부적으로 커지고, 불연속에서 멀어지면 빠르게 줄어든다(Moczo and Bard, 1993). 분지 가장자리에서 직접파와 회절파가 보강간섭을 일으켜 경계에서 약간 떨어진 좁은 띠에 증폭이 집중되는 현상(Kawase, 1996)도 같은 원리이다. 같은 경계면 위에 있으면서도 불연속에서 떨어진 A16에서 두 모형의 응답이 비슷했던 것은 이 효과가 경계 부근에 국한됨을 보여준다.
이상을 종합하면, 사석 구역은 지진파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재료·경계 효과를 통해 증폭의 공간 분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균질 모형에서 크게 증폭되던 둔덕 천부(A23)의 응답은 넓은 주기 대역에 걸쳐 줄어들고, 균질 모형에서는 특별할 것 없던 바닥 경계(A15)에 국부 간섭에 의한 새로운 증폭이 생긴 것이다. 이러한 경계 중심의 국부 응답은 각 수직 주상도의 층상 구조만 반영하는 1차원 해석으로는 원리적으로 재현할 수 없으며(Fig. 13, 14), 코어–필터–사석으로 존을 나누어 축조하는 실제 제방·필댐·방조제의 내진성능 평가에는 재료 구역화를 명시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2차원 이상의 해석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다만, 본 연구의 해석은 제한된 수의 계측점에서 얻은 응답 스펙트럼 분석에 기반한 것으로, 파동장 자체를 공간적으로 분해해 간섭·감쇠 과정을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다. 제안한 메커니즘의 직접 검증과 두 요인(재료 감쇠, 경계를 통한 에너지 유출)의 구분을 위해서는, 재료 구역을 반영한 2차원 수치해석이나 조밀한 계측 배열을 활용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6.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실제 응력 상태를 모사할 수 있는 동적 원심모형실험을 수행하여 사석의 유무가 제방 구조물의 지진지반운동 증폭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1차원 수치해석 결과와 비교·분석하였다.
(1) 사석 구역의 유무는 제방의 국부 지진 응답을 크게 좌우하였다. 사석 구역 하부의 기초지반 경계면(A15)에서는 최대 응답 스펙트럼 비가 2.6에서 4.5로 증가한 반면, 사석 둔덕 내부 천부(A23)에서는 세 입력 지진파 모두에서 4.63~5.73이 2.68~2.93으로 줄었으며(비 0.50~0.63), 감쇠는 둔덕 바닥으로 갈수록 사라졌다. 경계 반사계수(R, 측면 약 -0.04, 바닥 -0.21~-0.33)로 볼 때 다중 반사로 에너지가 쌓이기 어렵고, 최대 응답의 발생 주기가 입력에 따라 달라지는데도 증폭·감쇠의 공간 분포와 크기는 유지되었다는 점에서, 이 국부 응답은 사석 구역에 갇힌 파의 공진이 아니라 (i) 연약한 사석 재료 내의 변형·감쇠와 측면 경계를 통한 에너지 유출로 인한 둔덕 천부의 광대역 감쇠, (ii) 바닥 경계에서의 반사·회절파 간섭에 의한 경계면 증폭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 즉 사석 구역은 증폭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위치를 바꾸어 놓는다. 한편 사석 구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위치에서는 PGA 및 아리아스 진도 증폭계수(AFPGA & AFIa)가 균질 모형(T1)에서 더 크게 나타나, 사석이 전반적인 증폭은 다소 억제하면서도 특정 위치에서는 국부적 증폭을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2) 제방 마루 동일 심도의 양 가장자리 계측점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치우친 비대칭 응답( = 1.59~2.04 대 0.53~0.85)을 보였으며, 이는 두 모형과 왜도 부호가 서로 다른 세 입력 지진파 전반에서 반복되었다. 특히 Hachinohe 입력 지진파의 기반암 왜도가 음수(-0.10, -0.05)임에도 마루 가장자리(Acc 29)의 왜도는 양수(+1.34, +1.40)로 나타나, 이 비대칭이 입력 지진파가 아니라 마루 지형에서 생성됨을 확인하였다. 비대칭 에너지 비()가 2.9~6.9%에 그친 점을 함께 고려하면, 이는 마루 쐐기 전체의 회전이 아니라 마루부 2차원 파동장의 국부적 간섭·회절에 의한 방향 의존적 증폭으로 해석된다.
(3) T1, T2의 응답 스펙트럼 비를 비교·분석한 결과, 증폭은 주기 의존적이었다. 대부분의 계측점에서 두 모형의 차이는 약 0.2초 이하의 단주기 영역에 집중된 반면, 사석 구역과 그 경계의 A15·A23은 거의 모든 주기 영역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으며, 두 모형의 탁월주기(약 0.25~0.3초)에서는 사석 유무의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아리아스 진도 기반 에너지 분석에서도 동일한 경향이 확인되어, 증폭이 순간적 피크뿐만 아니라 응답 전반의 에너지 전달에 걸쳐 나타남을 보여주었다.
(4) 원심모형실험 계측 기반암 운동을 강체 반무한체 조건으로 입력한 1차원 등가선형 지반응답해석은 심부(A04)에서는 실험과 잘 일치하였으나, 제방 마루·경계면 인근에서는 스펙트럼 가속도와 아리아스 진도를 과소예측하고 탁월주기를 실험(0.25~0.3초)보다 긴 0.41~0.45초로 산정하였다. 강체 반무한체 조건이 방사감쇠를 허용하지 않아 응답을 크게 산정하는 경향이 있음에도 과소예측이 나타났다는 점은, 이 차이가 해석 조건의 저평가가 아니라 2차원 파동장, 구속압의 공간적 변동, 재료 구역화에 따른 국부적 증폭·감쇠 현상을 1차원 해석이 반영하지 못하는 데 기인함을 보여준다.
(5) 본 연구 결과는 사석 구역을 포함하는 제방·필댐·방조제의 내진성능 평가에서 1차원 해석이 국부 증폭·감쇠를 재현하지 못하는 근본적 한계를 정량적으로 보여주며, 재료 구역화를 명시적으로 반영하는 2·3차원 해석·실험적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실제로 현행 비탈면 내진설계기준(KDS 11 90 00, 국토교통부 2020)은 지진 시 안정해석을 유사정적해석과 Newmark 변위법, 동적해석으로 규정하며 입력을 기반암 가속도 시간이력으로 두고, 지표 지형의 영향은 “고려하여야 한다”고 정성적으로만 언급할 뿐 이를 정량화하는 절차를 제시하지 않는다. 댐 내진설계(KDS 54 17 00, 국토교통부 2022) 역시 필댐의 내진 안전성을 주로 Newmark 소성활동량으로 판정하고 형상에 따른 취약성은 균일형 필댐에 대한 설계가속도 20% 할증과 같은 일괄 계수로 반영할 뿐, 마루·경계면의 국부 증폭이나 사석 구역과 같은 재료 경계에서의 위치별 증폭·감쇠를 분해하여 다루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 기준에 지형·재료 효과에 따른 국부적 증폭·감쇠를 정량적으로 고려하는 절차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향후 다양한 형상·재료·입력 지진파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통해 실용적 증폭 예측 방법과 국내 내진설계기준 개정 방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