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월진 환경 및 데이터 특성
2.1 월진원 및 월진파 전파 특성
2.2 아폴로 월진 데이터 아카이브 및 계측기 특성
3. 월면 설계응답스펙트럼 개발
3.1 데이터 획득 및 선별
3.2 광대역 신호 합성(수직 기록)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
3.3 유성체 충돌 이벤트의 특성 분류
3.4 수직 및 수평 설계응답스펙트럼 개발
3.5 월면 구조물 적용 시 공학적 고려사항
4. 결론 및 향후 연구 제언
1. 서 론
행성과학과 항공우주공학의 발전에 따라 달의 자원 및 전략적 가치가 재평가되면서 세계 각국이 달 탐사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NASA)이 주도하는 아르테미스 계획(Artemis Program)에서는 달에 지속 가능한 유인기지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NASA, 2020). 대한민국 역시 2022년 달 궤도선 다누리(Danuri)의 성공적인 임무 수행을 통하여 달 탐사 역량을 입증하였으며(Song et al., 2023), 이를 기반으로 2032년 달 착륙선 발사와 2040년대 달 기지 확보를 포함하는 독자적 우주 탐사 로드맵을 수립하였다(Ministry of Science and ICT, 2022). 이러한 계획의 실현을 위해 월면 현지 자원인 월면토(레골리스, Regolith)(Heiken et al., 1991; Ryu et al., 2018)를 소결(Sintering)이나 3D 프린팅 등의 공법으로 고결시켜 구조물을 건설하는 방안이(Kim et al., 2021)의 핵심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현지자원활용(In-Situ Resource Utilization, ISRU)은 지구로부터의 보급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줄여 지속 가능한 탐사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지만, 레골리스 기반 건축 자재는 월면의 극한 환경, 즉 극심한 온도 변화로 인한 열 피로, 지속적인 우주 방사선, 미소 유성체 충돌(Meteoroid Impacts) 등에 장기간 노출되므로, 이로 인한 재료의 성능 저하 및 구조물의 장기 안정성 평가는 핵심적인 공학적 과제로 남아있다(Liu et al., 2025). 다양한 위험 요소 중 월진(Moonquake)은 구조물의 안전성과 기능성에 직접적인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므로, 신뢰성 있는 내진설계 기준의 확립이 요구되나 현재 월면 환경에 특화된 내진설계기준은 부재하다.
월면 운동에 대한 과학적 이해는 현재까지 1969년부터 1977년까지 운용된 아폴로(Apollo) 지진 관측망 기록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달은 수십억 년간의 운석 충돌로 형성된 고도로 파쇄된 레골리스(Regolith) 층으로 덮여 있다. 이 월면토는 16의 균등계수(Cu)와 1.2의 곡률계수(Cc)를 가지며, 통일분류법(Unified Soil Classification System, USCS)으로는 Silty sand/Sandy silt (SM/ML)로 분류된다(Carrier, 2003; Suescun-Florez et al., 2015). 또한, 월면토는 물의 부재로 인한 감쇠 효과가 미미하다(Heiken et al., 1991). 이로 인해 월진파는 강한 산란(Scattering)과 낮은 감쇠(Low Attenuation) 특성을 보이며, 수천 초 이상 지속되는 긴 코다(Coda)를 발생시킨다(Nakamura et al., 1982). 이는 월면 구조물이 장시간 반복적인 진동에 노출될 가능성을 시사하며, 지구의 내진설계에서 통상적으로 고려하는 것과는 다른 구조적 거동, 특히 재료의 피로 누적으로 인한 파괴 메커니즘을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본 연구는 월면에서 가장 큰 진폭의 지반운동을 유발하는 유성체 충돌 이벤트를 분석하여 보수적인 월진 하중을 수립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데이터의 희소성과 아폴로 지진계의 계측 한계를 보완하고자, 향후 건설될 구조물 규모를 고려한 응답에 중요한 고주파수 정보를 포함하는 단주기(Short-Period) 수직 기록과 저주파수 대역의 3성분 정보를 제공하는 중주기(Mid-Period) 기록을 융합하는 광대역 신호 합성 기법을 적용하였다. 확보된 광대역 수직 응답 특성을 중주기 기록의 H/V 스펙트럼 비 분석과 연계하여 기존에 부재했던 수평 설계응답스펙트럼을 제안하는 방법론을 구축하였다. 이러한 접근법은 얕은 월진(Shallow Moonquakes)의 스펙트럼 특성 규명에 초점을 맞춘 선행 연구(Cho et al., 2024)에서 나아가, 아폴로 월진 기록에 광대역 신호 합성 기법을 적용하고 이를 수평 하중 산정에까지 적용한 시도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정량적 분석 절차와 결과는 향후 수행될 월면 구조물의 내진설계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 월진 환경 및 데이터 특성
2.1 월진원 및 월진파 전파 특성
월면의 지반운동을 이해하는 기본 자료는 Nakamura et al. (1981)이 정리한 월진 카탈로그로, 이에 따르면 월진은 발생 원인과 깊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 깊은 월진(Deep Moonquakes, DMQs): 700 km에서 1,200 km 사이의 깊은 맨틀 내에서 발생하며(Frohlich and Nakamura, 2009), 가장 빈번하게 관측된다. 특정 ‘둥지(Nest)’라 불리는 제한된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지구의 조석력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여 조석 응력이 주요 발생 메커니즘임을 시사한다(Lammlein et al., 1974). 그러나 개별 이벤트의 규모가 작아 구조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 얕은 월진(Shallow Moonquakes, SMQs): 카탈로그에 28건만 기록될 정도로 발생 빈도는 낮지만(Nakamura et al., 1981), 공학적 관점에서는 주요 월진원으로 분류할 수 있다. 50 km에서 220 km 사이의 비교적 얕은 깊이에서 발생하며(Gillet et al., 2017), 체적파 규모(mb)가 최대 5.8에 이를 정도로 월진 중 가장 큰 에너지를 방출한다(Goins et al., 1981). 조석력과의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어, 달 지각 내에 축적된 응력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구의 판내부 지진과 유사한 지각성(Tectonic) 기원을 가질 것으로 추정된다(Watters et al., 2019). 깊은 월진에 비해 고주파수 성분이 풍부하여 구조물에 더 큰 동적 응답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 유성체 충돌(Meteoroid Impacts): 외부 천체가 달 표면에 충돌하며 발생하는 월진동이다. 단층의 미끄러짐이 아닌 등방성 폭발(Isotropic Explosion)에 가까우며, 에너지가 표면에서 직접 주입된다.
월진 기록이 지진 기록과 현저히 다른 특성을 보이는 원인은 월면의 독특한 파동 전파 환경에 있다. 대기와 자기장이 없는 달은 수십억 년 동안 운석의 충돌에 노출되었고, 이로 인해 달 표면과 지각 상부는 수 km 깊이까지 파쇄되어 균열과 파편으로 구성된 메가레골리스(Megaregolith)를 형성하였다(Wieczorek et al., 2013). 월진파가 메가레골리스를 통과할 때 파동 에너지는 수많은 불균질성에 의해 강하게 산란된다. 반면, 물과 같은 유체가 거의 없는 건조한 월면 환경(Nunn et al., 2020)은 월진파 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변환되는 고유 감쇠 과정의 효과가 매우 미미하다. 이 두 가지 특성의 조합으로 인해 월진 기록은 P파나 S파의 초동 식별이 어려우며, 점진적으로 에너지가 증가(잡음 상태에서 최대 에너지까지 도달하는 시간, tmax가 수백 초 이상)하고 수 시간에 걸쳐 서서히 감쇠하는 긴 코다 파형을 보인다(Nakamura, 1983; Gillet et al., 2017).
2.2 아폴로 월진 데이터 아카이브 및 계측기 특성
과거 아폴로 원본 데이터는 월면의 온도 변화로 인한 샘플링 주파수 변동, 지구로의 전송 과정에서 발생한 시간 기록 오류 등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다(Nunn et al., 2020). 최근 이러한 문제들을 체계적으로 식별하고 수정한 새로운 아폴로 데이터 아카이브가 IRIS (Incorporated Research Institutions for Seismology)와 NASA 행성 데이터 시스템(Planetary Data System, PDS)을 통해 공개되었다(Nunn et al., 2022). 현대 지진학의 표준 형식인 SEED (Standard for the Exchange of Earthquake Data, IRIS, 2012)로 제공되는 이 고품질 데이터는, 각 데이터 프레임의 정확한 수신 시간을 기록하는 시간 트랙(A Timing Trace, ATT)을 포함하여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였다.
본 연구에서는 아폴로 11, 12, 14, 15, 16호 임무를 통해 월면에 설치된 수동형 월진 실험(Passive Seismic Experiment, PSE) 장비로부터 획득된 데이터를 사용하였다. 각 월진 관측소의 배치 및 장비별 계측 기간에 대한 정보는 선행 연구(Cho et al., 2024)에 제시되어 있다. 삼각형 형태로 배치된 각 관측소 간 거리는 1,006~1,187 km 수준이다. 각 관측소는 3성분(수직 1방향, 수평 2방향) 중주기 지진계와 수직 성분만 관측한 단주기 지진계로 구성되었고 중주기 지진계는 0.1 Hz에서 1 Hz 사이의 주파수 대역을, 단주기 지진계는 약 8 Hz에서 최대 응답을 보이는 고주파수 대역(0.9~11 Hz)을 담당하였다(Nunn et al., 2020).
현재까지 제시된 주요 달 거주 개별 시설 콘셉트는 높이가 최대 4.5 m를 초과하지 않는다(Yoo, 2025). 또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유인우주기지 기획설계(안)(KICT, 2023)에 따르면, 중장기 달탐사 및 장기체류 개념으로 정의된 180일 이상 미션 기간에 대응하는 PHSAE 2 단계까지 요구되는 시설물의 규모는 저층을 초과하지 않는다. 즉, 달 기지 건설 초기 시설물은 단주기(고주파수) 영역에 포함될 것으로 추정되나, 고주파수 수평 방향의 월면 운동은 기록되지 않았는데(단주기 지진계 수평 성분 미관측) 이는 월면 구조물의 수평 거동을 검토하는 데 직접적인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3. 월면 설계응답스펙트럼 개발
본 연구는 아폴로 달 지진 실험 패키지(Apollo Lunar Seismic Experiments Package, ALSEP)를 통하여 기록된 고진폭 유성체 충돌 이벤트 데이터를 활용하여 월면 구조물 내진설계를 위한 수직 및 수평 설계응답스펙트럼(Lunar Design Response Spectrum, LDRS)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구에서의 표준적인 내진설계기준은 일반적으로 확률론적 지진재해분석(Probabilistic Seismic Hazard Analysis, PSHA)을 통해 수립되나, PSHA의 적용은 신뢰성 있는 지반운동 모델(Ground Motion Prediction Equations and Models, GMPE/GMM) 등 방대한 관측 기록에 기초한 연구결과를 필요로 한다. 월면 환경은 아폴로 프로그램의 짧은 관측 기간과 소수의 얕은 월진 기록 등 데이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PSHA의 직접적인 적용이 비현실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제한된 고진폭 관측 기록에 기반한 경험적, 통계적 분석을 통하여 보수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설계응답스펙트럼을 도출하는 접근법을 채택하였다. 구체적으로 수집 및 합성된 모든 지반운동 기록으로부터 응답스펙트럼을 계산하고, 이들의 로그정규분포를 가정하여 평균에 표준편차(1σ)를 더한 수준(약 84 백분위 수)을 최종 하중 수준으로 설정하고자 하였다.
3.1 데이터 획득 및 선별
본 연구에서는 Nunn et al. (2022)에 의해 현대 지진학계 표준 데이터 교환 형식인 SEED로 변환된 PSE 원시 자료를 활용하였다. 월진 이벤트 정보는 Nakamura et al. (1981)이 작성한 카탈로그(‘levent.1008c’)를 기반으로 하였으며, IRIS의 FDSN (International Federation of Digital Seismograph Networks) 웹 서비스를 통해 파형 데이터를 획득하였다. 이 과정에서 NASA의 PDART (Planetary Data Archiving, Restoration, and Tools)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Python 기반 코드(Nunn et al., 2022)를 활용하여 데이터 수집 및 전처리 과정을 자동화하였다.
분석 대상으로는 구조물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고진폭 이벤트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Cho et al.(2024)의 연구에 따르면, 아폴로 관측 기간 기록된 고진폭(평균 진폭 30 이상: 카탈로그에 진폭의 단위는 명시되지 않고 상대적인 값으로 제공) 이벤트 56건 중 대부분은 인공 충돌(달착륙선: LM impact, 로켓: S-IVB impact) 및 자연 유성체 충돌이 차지하였으며, 얕은 월진은 5건, 깊은 월진은 단 1건에 불과하였다(Fig. 1). 이는 자연 현상 중에서는 유성체 충돌이 월면에서 가장 큰 진폭의 지반운동을 유발하는 원인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보수적인 설계기준 수립을 위해 유성체 충돌 이벤트에 국한하여 분석을 수행하였다.

Fig. 1
Classification of high-amplitude moonquake events with average amplitude above 30 (Cho et al., 2024)
획득된 원시 파형 데이터는 계측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스파이크성 잡음을 포함할 수 있다. 이러한 잡음를 제거하기 위하여 후속 분석에 앞서 디스파이킹(Despiking) 전처리 과정을 수행하였다. Gillet et al. (2017)이 제안한 알고리즘에 기반하여, 신호를 짧은 시간창으로 나누고 각 창 내에서 중앙값(Median)과 중앙값 절대 편차(MAD)를 이용해 통계적으로 이상치를 탐지하고 선형 보간법으로 대체하였다. 전처리된 파형에 대하여 신호 구간과 잡음 구간의 RMS (Root Mean Square)를 비교하여 신호대잡음비(Signal-to-Noise Ratio, SNR)가 5.0 미만인 기록은 분석에서 배제하는 품질 검사를 수행하였다. 추가로 파형의 전체적인 형태를 육안 검사하여 일부 이상 기록은 수동으로 배제하였다(Cho et al., 2024).
3.2 광대역 신호 합성(수직 기록)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
아폴로 지진계의 한계를 보완하고 전체 주파수 대역의 지반운동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광대역 신호 합성 기법(Hartzell et al., 1999)을 적용하였다. 구조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진폭 유성체 충돌 기록(카탈로그 ‘levent.1008c’에 제시된 이벤트 평균 진폭 10 이상, 관측소 진폭 30 이상) 중 동일 이벤트에 대한 단주기(수직)와 중주기(3성분) 기록이 앞서 설명한 선별 과정을 충족하여 동시에 존재하는, 총 22개의 기록 쌍(Pair)을 최종 분석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였다. 구축된 데이터베이스에 기초한 단주기, 중주기 수직 기록의 합성 절차는 다음과 같다.
• 진폭 스케일 보정: 단주기, 중주기 수직 기록이 공통으로 유효한 주파수 대역에서 파워 스펙트럼 밀도(Power Spectral Density, PSD)를 계산하였다. 두 계측기는 각각 고주파수와 저주파수 대역에 민감하여 유효 관측 주파수 대역이 상이하나, 데이터 전처리 과정에서 적용된 대역통과필터를 통해 두 계측기가 일부 주파수 대역(0.9~1.0 Hz)에서 중첩된 민감도를 가지도록 설정하였다(Cho et al., 2024). 해당 대역에서 두 기록의 평균 PSD 비율의 제곱근을 산정하여 이를 중주기 신호 전체에 곱함으로써, 계측기 간 감도 차이를 보정하고 진폭 수준을 일치시켰다.
• 광대역 신호 합성: 웨이블릿 변환(Wavelet Transform) 기반의 기법을 통해 1.0 Hz를 기준으로 저주파 성분은 보정된 중주기 신호를, 고주파 성분은 단주기 신호를 합성하여 최종적인 광대역 수직 가속도 시간이력 데이터베이스를 생성하였다. Fig. 2(a)에 합성된 수직 기록의 예시를 양수 방향으로 편향하고 10초간 확대하여 도시하였다. 그림에서 중주기 기록의 진폭이 매우 작은 것은 합성된 신호의 고주파수 성분과 최대 가속도 수준이 대부분 단주기 기록에 의해 결정됨을 시사한다. Fig. 2(b)에서 합성된 광대역 수직 기록의 응답스펙트럼은 1초 이하 단주기에서 단주기 기록에 의한 응답스펙트럼과 같고 1초 이상 주기 대역에서는 중주기 기록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3 유성체 충돌 이벤트의 특성 분류
본 연구의 주된 목표는 월면의 설계응답스펙트럼을 도출하는 것이나, 그 과정에서 유성체 충돌 이벤트가 유사한 파형 형상을 보이지 않는 현상을 발견하였다. 유성체 충돌로 인한 월면의 지반운동은 Fig. 3과 같이 초기에 에너지가 집중되는 짧고 강한 충격 형태의 파형(a)과 점진적으로 에너지가 방출되며 긴 지속시간을 갖는 파형(b)으로 주요하게 대별되었고, 응답스펙트럼의 주파수 대역 또한 상이하였다. 전자는 단주기 대역에서(c), 후자는 중장주기 대역에서(d) 우세한 에너지를 보였다. 이를 정량적으로 구분하기 위하여 최종 합성된 22개의 광대역 수직 기록에 대해 Arias 진도(Arias, 1970) 기반 유의 지속시간(D20~80)과 주파수별 Q값(Aki and Chouet, 1975)을 산정하였다. Q값은 지반이 파동 에너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전달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지반의 감쇠 특성을 의미한다. 예시로 오랫동안 울리는 종은 에너지 손실이 적어 Q값이 높고, 둔탁한 소리를 내며 금방 멈추는 종은 에너지 손실이 커 Q값이 낮다고 할 수 있다. Fig. 4는 단일 기록 예시를 통해 Arias 진도 곡선의 20%에서 80%에 해당하는 구간을 유의 지속시간으로, 그리고 그 이후 유의 지속시간의 두 배 길이를 Q값 산정을 위한 코다 구간으로 정의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Fig. 5에 22개 광대역 합성 수직 기록에 대해 X축을 유의 지속시간, Y축을 Q값으로 나타내었다. 분석 결과, 데이터는 두 개의 뚜렷한 군집(Cluster)으로 자연스럽게 구분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유성체 충돌 이벤트가 최소 두 가지 이상의 지배적인 지반운동 특성을 가짐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는 통계적 분포를 고려하여 유의미한 지속시간이 약 100초를 기준으로 두 그룹을 잠정 분류하였다. 이러한 구분은 다음과 같은 유성체의 충돌 메커니즘 차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Gudkova et al., 2011).
• 그룹 1(충격형): 100초 미만의 짧은 유의 지속시간을 가지는 8개 이벤트로 이는 비교적 작은 질량의 유성체가 높은 각도로 충돌하여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전달하는 경우에 해당할 수 있다.
• 그룹 2(지속형): 100초 이상의 긴 유의 지속시간을 가지는 14개 이벤트로 이는 질량이 큰 유성체가 낮은 각도로 비스듬히 충돌하며 지표면을 충격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긴 시간에 걸쳐 방출되는 경우로 추정된다.
이러한 분류의 목적은 두 그룹이 전체 평균 응답 스펙트럼에 각각 어떻게 기여하는지 분석하기 위함이다. Fig. 6은 두 그룹과 전체 기록의 평균+표준편차(1σ) 수준의 정규화 응답 스펙트럼을 감쇠비에 따라 비교하였다. 그림에서 보듯, 단주기(0.08~0.15초) 영역에서는 그룹 1(충격형)의 평균 응답이 그룹 2(지속형)보다 우세하게 나타났다. 반면, 0.15초 이상 주기 영역에서는 그룹 2의 응답이 더 탁월하였다. 이는 기존 연구(Gudkova et al., 2011)와 부합하는 결과로, 충격형 이벤트가 구조물 응답에 중요한 단주기 영역에 더 큰 영향을 미침을 정량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향후 월면에 건설될 구조물이 마주할 유성체 충돌의 정확한 유형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두 그룹의 스펙트럼 특성을 모두 포함하는 포락선(Envelope) 개념의 접근법이 요구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보수적인 설계기준 수립을 위해 두 그룹을 구분하지 않고 전체 22개 기록을 통계적으로 동일하게 처리하였다.
3.4 수직 및 수평 설계응답스펙트럼 개발
개발된 설계응답스펙트럼은 다음의 절차에 따라 결정되었다.
• 수직 LDRS 형상 정형화: 생성된 22개 광대역 수직 기록에 대해 감쇠비 1%, 2%, 5%의 응답 스펙트럼을 계산하고, 통계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평균+표준편차(1σ) 스펙트럼을 도출하였다. 이 스펙트럼을 0.02초 주기의 스펙트럴 가속도로 정규화한 후, 4개의 주기 구간으로 나누어 각 구간의 형상을 대표하는 포락함수 수식을 근사(Fitting)하여 표준 수직 LDRS 형상을 정립하였다(Fig. 7). 감쇠비 1%, 2%, 5%에 따라 가속도 일정 구간의 스펙트럴 가속도는 0.02초 주기 가속도의 각각 8배, 6배, 4배가 되도록 결정하였다. 포락함수는 0.02초에서 0.08초까지 거듭제곱 함수(~a⋅Tb)를 따라 증가하는 단주기 구간, 0.08초에서 0.3초까지 일정한 가속도를 유지하는 구간, 0.3초에서 0.6초까지 주기에 반비례(~1/T)하여 감소하는 구간, 그리고 0.6초 이상에서 주기의 제곱에 반비례(~1/T2)하여 감소하는 장주기 구간으로 구성된다. 일부 주기 구간에서 관측 기록이 포락함수를 초과하기도 하지만, Fig. 7에 나타낸 바와 같이 평균+표준편차(1σ) 수준을 고려하고 대부분 주기 영역이 포락함수에 포함되는 점을 감안하면, 본 단순화된 4구간 포락함수는 합리적인 근사로 평가할 수 있다.
• H/V 스펙트럼 비 산정: 단주기 계측기 수평 기록 부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3성분 기록이 존재하는 중주기 계측기록의 유효 주파수 대역(0.3~1.0 Hz)에서 수평 응답 스펙트럼과 수직 응답 스펙트럼의 비율, 즉 H/V 스펙트럼 비를 계산하였다. 이때, 수평 2방향 기록의 합성에는 최댓값을 고려하기 위하여 RotD100 (Boore, 2010)을 적용하였다(ASCE, 2022). Fig. 8에 5% 감쇠비에 대한 개별 기록의 H/V 스펙트럼 비 분포와 전체 기록의 평균 및 평균+표준편차(1σ) 수준을 도시하였으며, 유효 주파수 대역의 평균+표준편차(1σ) 수준을 표현하였다. 22개라는 제한된 기록 수를 고려하여 통계적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전체 기록 중 임의로 k개를 선택하여(비복원 추출) 각 표본에서 기하평균 H/V 곡선과 1~3.3초 구간 평균값을 계산하는 과정을 500회 반복하였다. 이를 통해 표본 기록 수가 증가함에 따라 평균값이 안정화되는 경향을 확인하였다. Fig. 9는 분석 결과로, 표본 수가 약 10개 이상이 되면 평균 H/V 비율이 일정한 값으로 수렴하고 표준편차는 감소하여, 현재 보유한 22개의 기록이 통계적으로 안정적인 평균값을 도출하기에 충분함을 보여준다. 22개 기록을 통하여 최종적으로 채택된 평균+표준편차(1σ) 수준의 H/V 비율은 약 6.5로 결정되었다.
• 최종 LDRS 생성: 일반적으로 최대지반가속도(Peak Ground Acceleration, PGA), 즉 영주기 가속도(Zero Period Acceleration, ZPA)를 스케일링(Scaling) 배수로 LDRS 형상의 y절편에 적용하여 사용하지만, 본 연구의 수직 기록 합성 과정과 단주기 계측기의 유효 주파수 대역(2~11 Hz)을 고려하면 ZPA(본 연구에서는 0.02초 주기에서의 스펙트럴 가속도)의 신뢰도가 낮을 가능성이 있다. 즉, 광대역 신호의 유효 민감 대역 문제로 인해 ZPA가 실제 지반운동을 대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안정적인 값을 산정하기 위하여 22개 개별 기록의 가속도 일정 주기 대역(0.08~0.3초)의 스펙트럴 가속도 평균값 중 최댓값을 정규화 수직 LDRS의 가속도 일정 구간 스펙트럴 가속도 수준으로 결정(Anchoring)하고자 하였다. Fig. 10에 22개 광대역 합성 수직 기록의 PGA와 가속도 일정 구간의 평균 스펙트럴 가속도를 감쇠비에 따라 나타내었다. 가속도 일정 구간 평균 스펙트럴 가속도의 최대 수준은 1%, 2%, 5% 감쇠비에 따라 각각 4×10-4 m/s2, 3×10-4 m/s2, 2×10-4 m/s2 수준(evt11)으로 해당 수치로 활용하였다. 최종 수평 LDRS는 결정된 수직 LDRS에 기결정된 H/V 비율(6.5)을 적용하여 결정하였다.
상기 방법론에 따라 도출된 최종 수직 및 수평 설계응답스펙트럼은 Fig. 11과 같다. 지구의 표준 내진설계기준은 통상 5% 감쇠비를 적용하지만, 월면 구조물은 다른 재료(레골리스)와 고진공 환경에서 재료의 고유 감쇠 성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보수적 설계를 위해 1%, 2%의 낮은 감쇠비에 대한 설계스펙트럼을 함께 제시하였다.
3.5 월면 구조물 적용 시 공학적 고려사항
제안된 설계응답스펙트럼을 월면 구조물에 공학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저중력이라는 특수한 조건이 구조물의 동적 거동, 특히 고유주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향후 월면 건설에 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레골리스 기반 ISRU 구조물은 강성이 높은 저층 구조물일 가능성이 높다(Yoo, 2025). 다만, 이는 3D 프린팅 혹은 소결된 블록 간의 접합부가 완벽하게 일체화되었다고 가정한 것으로, 월진에 의한 전단 하중 작용 시 접합부의 거동에 따라 실제 강성은 예측보다 낮아질 수 있는 불확실성을 내포한다. 이러한 구조물의 고유주기는 지구 환경에서는 통상 0.1~0.5초의 단주기 영역에 분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달의 낮은 중력(지구의 약 1/6)은 구조물의 동적 특성을 변화시킨다. 구조물의 질량(m)은 불변이나 특정 조건에서는 강성(k)이 중력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반에 깊이 고정되지 않은 구조물은 월진 시 진자나 흔들의자처럼 움직이는 Rocking 거동을 보일 수 있다. 이때 구조물을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복원력은 구조물의 무게에서 비롯되므로, 유효 강성은 중력가속도에 비례(k∝g)하게 되어 달에서의 강성(kMoon)은 지구(kEarth)의 약 1/6 수준으로 감소한다. 이를 고유주기 공식(T=2π(m/k)0.5)에 대입하면, 고유주기는 약 √6 (≈2.45)배 길어져, 월면에서는 0.2초에서 1.2초 사이의 중단주기 영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개발된 LDRS는 바로 이 0.08초에서 0.3초 사이의 주기 대역에서 최대 증폭을 보이는 특징을 가지므로, 향후 건설될 ISRU 구조물의 내진설계에 유효한 입력 하중으로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월면 구조물의 내진설계는 제안된 설계응답스펙트럼을 사용하기에 앞서, 해당 구조시스템의 특성을 분석하여 저중력이 고유주기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평가하는 과정을 선행할 필요가 있다.
Fig. 11에서 설계응답스펙트럼의 최대 스펙트럴 가속도 수준은 지구의 내진설계기준과 비교할 때 그 값이 현저히 작다. 그러나 달에서의 진동은 낮은 감쇠 특성으로 수천 초 이상 지속되는 근본적인 차이점을 가진다. 이러한 장시간의 반복적인 하중은 구조물, 특히 월면토 소결체와 같이 피로 성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신소재의 경우, 균열의 시작과 전파를 유발하는 피로 누적을 야기할 수 있다. 또한, 고진공 환경과 재료 특성으로 인해 월면 구조물의 감쇠비는 지구보다 현저히 낮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작은 지반 가속도에도 불구하고 공진(Resonance)을 통해 구조물의 응답이 수십 배 증폭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스펙트럴 가속도의 절대 수준이 낮더라도, 월면 기지와 같은 고신뢰도 구조물의 장기적인 안정성과 기능 유지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월진의 고유한 특성인 장기 지속성과 그로 인한 피로 파괴 가능성을 반드시 내진설계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
4. 결론 및 향후 연구 제언
본 연구는 아폴로 지진 관측소에서 기록된 고진폭 유성체 충돌 이벤트를 활용하여, 향후 건설될 월면 구조물의 내진설계에 필수적인 수직 및 수평 LDRS를 개발하였다. 아폴로 지진계의 단주기 및 중주기 계측기가 가진 각각의 장점을 결합하는 분석 절차를 통해 다음과 같은 주요 결론을 도출하였다.
• 광대역 수직 지반운동 신호 합성 및 특성 분석: 단주기 기록의 고주파수 정보와 중주기 기록의 저주파수 정보를 웨이블릿 변환을 통해 합성하여, 전체 주기 대역을 포괄하는 22개의 광대역 수직 지반운동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였다. 이 과정에서 Arias 진도 유의 지속시간과 Q값의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유성체 충돌 이벤트가 에너지 방출 및 감쇠 특성에 따라 '충격형'과 '지속형'으로 구분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구조물 응답에 중요한 단주기(0.08~0.15초) 영역에서는 충격형 이벤트의 스펙트럼 가속도가 우세하였고, 0.15초 이상 주기 영역에서는 지속형 이벤트의 응답이 더 탁월하게 나타났다. 향후 유성체 충돌 유형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두 그룹의 특성을 모두 포괄하는 보수적인 설계를 위해 모든 이벤트를 통계 분석에 포함하는 것이 타당함을 보였다.
• 수직 LDRS 형상 정형화: 최종 선별된 22개 광대역 수직 기록의 평균+표준편차(1σ) 응답스펙트럼을 기반으로, 4개의 주기 구간으로 구분되는 표준화된 수직 LDRS 형상을 개발하고 각 구간을 대표하는 수식을 제시하였다. 이는 복잡한 월진 기록의 통계적 특성을 월면 구조물 내진설계에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정형화된 형태로 변환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 수평 LDRS 제안: 3성분 기록이 존재하는 중주기 계측기록의 유효 주파수 대역(0.3~1 Hz)에서 수평/수직 스펙트럼 비(H/V Ratio)를 분석하였다. 보수적인 설계를 위해 채택된 평균+표준편차(1σ) H/V 비율은 약 6.5로 산정되었으며, 무작위 부표본추출 기법을 통해 통계적 안정성을 검증하였다. 기존에 부재했던 수평 지반운동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먼저 22개 광대역 합성 수직 기록의 가속도 일정 구간(0.08~0.3초) 스펙트럴 가속도 평균값 중 최댓값을 수직 LDRS의 기준 가속도 수준으로 결정하였다. 이후, 정형화된 수직 LDRS 형상에 H/V 비율을 적용하여 최대 가속도 수준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수평 LDRS를 제안하였다. 이는 단주기 수평 기록이 없는 아폴로 데이터의 한계를 극복하고, 3차원 내진 해석에 필수적인 수평 설계 기준을 정량적으로 제시한 시도이다. 제안된 스펙트럴 가속도 수준은 지구에 비하여 현저히 낮으나, 달 표면의 낮은 감쇠 특성으로 인하여 수천 초 이상 지속되는 진동은 장기적인 피로 누적과 구조물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므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 월면 ISRU 구조물과의 연관성: 본 연구에서 제안된 LDRS는 0.08~0.3초 주기 대역에서 최대 증폭을 보이는 특징을 가진다. 해당 주기 대역은 달의 낮은 중력 환경을 고려할 때 월면 현지자원(레골리스)을 활용한 3D 프린팅 혹은 소결된 블록에 기반한 구조물의 예상 고유주기 대역과 잘 부합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물은 향후 가장 유력한 건설 방식이 될 ISRU 구조물의 내진설계에 있어 유효하고 실용적인 입력 하중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제한된 아폴로 데이터를 활용하여 월면 환경에 적합한 포괄적인 LDRS를 제안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만, 22개라는 제한된 수의 기록을 바탕으로 한 통계적 결과라는 본질적인 한계를 가지며, H/V 비율 또한 중주기 대역의 특성을 전체 주기로 확장하여 적용하였다는 가정이 포함된다. 더불어 아폴로 관측망이 위치했던 달의 전면 데이터에 기반하므로 지리적 편향성을 가지며, 유성체의 크기 및 충돌 빈도 등은 불확실성을 내포한다. 또한, 지구에서의 내진설계와 같이 설계응답스펙트럼 개념을 월면에 대하여 활용하는 점도 달 환경에서는 처음 적용하는 것으로 적절성을 추가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향후 아르테미스 계획 등을 통해 새로운 월진 데이터가 확보된다면, 본 연구에서 제안한 분석 절차에 기초하여 더 높은 신뢰도를 가진 설계하중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